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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 D와 콩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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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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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내과 이은아
 
“콩팥과 비타민 D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이 글의 타이틀을 보며 의아해 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다. 비타민 D는 어떤 일을 하는 영양소일까?
비타민 D는 섭취한 음식 중에 들어있는 칼슘과 인 등의 영양소가 소장을 통해 체내로 잘 흡수되도록 도와주며, 뼈의 생성과 흡수 간의 균형을 조절하여 뼈의 건강을 유지해 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과거 궁핍했던 보릿고개 시절에는 “구루병”이라 해서 성장기 어린이들이 비타민 D 결핍으로 인해 키가 안 자라고 “O”다리가 되고 곱사등이 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었다.
비타민 D는 지용성 비타민 중의 하나로 음식물 중에는 등 푸른 생선, 버섯, 견과류 등 그 종류와양이 비교적 제한적이라 우유나 콘 플레이크 류에 첨가해서 제조하기도 한다. 다행히 피부를 햇볕에 적당히 노출시켜 주기만 해도 효소의 활성화에 의해 피하에 있는 비타민 전구체가 활성 비타민으로 전환되어 실제로 결핍이 되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피부암 발생에 대한 우려와 하얀 피부에 대한 선호 등의 이유로 외출할 때 노출 부위마다 자외선 차단지수가 높은 선블록 제품을 두텁게 바르고 양산에 챙 넓은 모자에 썬글라스까지 끼고 다니다 보면 실제적으로 햇볕을 쬘 수 있는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기 마련이고, 연구 결과를 보아도 열대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고위도 지역, 즉 대부분의 산업화된 선진국이나 도시 지역 거주자, 요양 시설 입소자들, 멜라닌 색소에 의해 자외선 침투가 차단되는 유색인종들에게서 비타민 D 결핍이 현저하다고 한다.
그럼 이미 성장이 끝난 성인에 있어서 비타민 D의 의미는 무엇일까? 최근 비타민 D의 새로운 역할들에 대한 연구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 특히 비타민 D의 결핍이 고혈압 및 심혈관 질환, 대장암, 유방암, 전립선암, 골다공증, 류마치스 관절염, 당뇨병 등의 발생을 증가시키고 면역 기능을 저하시켜 각종 감염에 대한 저항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연구 보고들이 많다. 만성 콩팥병 환자들에게 있어서는 콩팥 기능이 떨어질수록 이에 비례해서 체내 비타민 D 전구체를 활성화 시키는 능력도 떨어진다. 만성 콩팥병 환자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합병증은 심혈관 질환으로, 투석 단계의 환자가 심근 경색이나 뇌졸중 등의 심혈관계 합병증으로 사망할 확률은 정상인에 비해 10-30배 가량 높다. 자칫 질병이 주는 우울함으로 인해 바깥 출입을 자제하는 만성콩팥병 환자들의 경우, 1주일에 2-3일 정도만 하루 15-30분 정도 낮시간에 일광욕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비타민 D의 보충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하니, 한창 드높이 펼쳐진 청명한 가을 하늘이 눈부신 요즘, 단풍 구경 삼아 가까운 야외 나들이라도 해 보시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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