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옆구리 통증과 콩팥
작성자 통합관리자 작성일 2009-10-09 조회 65730
분류
신장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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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구리 통증과 콩팥

 

 

정식으로 통계를 내어보지는 않았지만 신장내과 외래 초진 중 최소한 20% 정도는 옆구리 통증에 때문에 오는 환자인 것 같다. 그 정도로 일반적으로 “옆구리”하면 무조건 “신장”이라는 개념이 보편화되어 있다. 그러나 이런 환자들 중 검사를 했을 때 실제로 신장이 통증의 원인인 경우는 드문 편이다. 특히 수주 내지 수개월 이상 오래 지속되는 통증, 옆구리를 손으로 쳤을 때 압통이 없는 경우, 뒤보다 앞쪽이 더 아픈 경우, 따끔거리거나 콕콕 쏘는 양상의 통증, 누웠다 일어났다 구부렸다 기침을 했다 등등 자세의 차이에 따라 통증의 강도나 양상이 확연히 다른 경우는 더더욱 신장 환자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신장, 즉 콩팥의 위치는 가슴과 배의 경계인 횡격막 바로 아래 뒤쪽에 좌우로 하나씩 후복강 지방에 둘러싸여 떠 있다. 좌우 아랫배 통증을 호소하면서 콩팥 검사를 받으러 오는 분들도 있는데 생각보다 콩팥은 꽤 위쪽에 있다.

임상적으로 콩팥이 옆구리 통증의 원인일 수 있는 경우는 급성 신우신염, 요로 결석에 의한 수신증(水腎症), 급성 신경색, 신정맥 혈전증, 아주 커진 다낭신 그리고 외상에 의한 콩팥 좌상 정도가 아닐까 싶다. 사구체신염, 신증후군, 단순 신낭종, 심지어 신장암 조차도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래서 조기에 진단을 받기도 어렵다.

콩팥병에 의해 통증이 생기는 원리는 콩팥 자체 보다는 콩팥을 둘러싸는 제로타 캡슐이라는 막의 팽창과 긴장 때문이다. 즉 콩팥에 염증이 생겨서 퉁퉁 붓거나 결석이 요관을 막아 소변이 배설되지 못하고 콩팥 내에서 정체되면서 점차 부풀어 오르거나 원인이 무엇이든간에, 갑자기 콩팥의 부피가 늘어나면 이 포장막도 따라서 팽팽하게 늘어나고 당겨져서 막에 분포하는 감각 신경들이 자극이 되어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옆구리 통증 혹은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1차적으로 시행하는 복부 초음파 혹은 보다 정밀한 전산화 단층 촬영(CT)을 통해 어떤 질병들을 찾아낼 수 있을까?

앞서 언급한 콩팥 요로계의 질환들 외에 단순 변비에서부터 담석, 담낭염, 담관염, 간 담도 종양, 급성 췌장염, 췌장 종양, 흔히 맹장염로 이름이 잘못 불리고 있는 급성 충수돌기염, 게실염 등 각종 염증성 장 질환 및 종양을 포함하는 소화기 질환, 피츠-휴-커티스 증후군(Fitz-Hugh-Curtis syndrome)이라고 불리는 골반염의 일종인 부인과 질환 등 수도 없이 많다.

그러면 이러한 영상진단 검사에서 아무 이상도 없다고 나오는 경우 돈만 날린 것일까?

통증이 분명히 존재하므로 아무 이상도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위급하거나 중한 병은 아닐 가능성이 높으므로 일단 큰 걱정은 던 셈이다.

복부 초음파나 CT가 진단해 내기 어려운 부위가 바로 복강을 둘러싸고 있는 바깥쪽 골격, 근육, 인대, 신경 등이다. 흔히 “디스크”라고 부르는 추간판 탈출증, 척추 협착증, 늑간 신경통, 퇴행성 관절염, 류마티스 관절염, 대상포진, 단순한 근육통, 갑작스런 체중 증가 등이 여기에 해당하는 질병들이다. 시쳇말로 “담 결린다”, “어혈이 뭉쳤다”라고 표현하는 증상들도 정밀 검사를 해 본다면 이 범주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다음 단계로 진료를 권하게 되는 과는 신경외과, 류마티스 내과, 재활의학과 등이 되겠고, 추가 검사로 일반 엑스레이 사진을 찍을 수도 있겠고 경우에 따라 요추 CT나 MRI 까지 필요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치료 방법도 근육 이완제, 진통 소염제, 신경통 치료제, 진정제 등 약물 치료에서부터 물리 치료, 통증 클리닉의 신경 차단 치료, 물 속에서 걷기 같은 운동 요법, 추나 요법, 수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할 것이다. 일부 환자들은 한방에서 침을 맞기도 하고 부항을 뜨기도 하는데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요즘같이 대학 입시 과열 경쟁에 찌들려 운동 부족인 청소년들이 비뚤어진 자세로 한 자리에 오래 앉아 지내다 보니 어린 나이에 벌써 척추가 곧지 않고 옆으로 휘어지는 측만증(側彎證) 환자도 많다고 하니 평소 바른 자세를 몸에 익히고 젊어서부터 꾸준히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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