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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와 착각하기 쉬운 사망 원인 3위인 위험한 질병 '페렴'
언론사 울산신문 작성일 2023-03-31 조회 45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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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기와 착각하기 쉬운 사망 원인 3위인 위험한 질병 폐렴

동천동강병원 내과 박경현 전문의가 환자와 진료 상담을 하고 있다.

|세균·바이러스 등 감염돼 폐에 염증생겨
|기침·가래·호흡곤란·구토·통증 등 유발
|어린이·60세↑고령층에 대부분 나타나
|독감·폐렴구균백신 접종으로 중중 예방
|의심시 병원 내방해 전문의 치료 받아야


  사람은 숨을 쉬어야 하고, 이러한 호흡을 통해 각 세포로 산소를 운반해야만 살 수 있다. 이러한 역할을 담당하는 기관이 바로 폐이다. 폐렴은 이 폐의 세기관지 이하 부위, 특히 폐포에 염증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폐렴은 특히 어린 아이를 키우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질환이기도 하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21년 폐렴으로 진료받은 입원환자는 약 12만명으로 9위에 오를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이런 폐렴에 대해 동천동강병원 내과 박경현 전문의로부터 자세한 내용을 들어본다.


Q. 어른에게는 흔하지 않은 질환인가요?
  -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를 보면 폐렴으로 입원치료한 10세 미만 환자는 약 4만7,000명이지만, 60세 이상 환자는 약 6만6,000명입니다. 연간 폐렴으로 입원치료를 받은 환자가 약 12만명임을 감안한다면 대부분의 환자가 어린 아이와 60세 이상 고령입니다. 어른들에게서도 폐렴환자는 분명히 발생하고 있고, 특히 고령층에서는 어린 아이들보다 환자수가 많기 때문에 어른이라 하더라도 주의가 필요하겠습니다.


Q. 겨울 아닌 봄에도 생기나요?
  - 폐렴을 감기와 연관지어 추운 겨울에 많이 생긴다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11, 12월과 4월, 5월의 폐렴환자의 수가 큰 차이가 나지 않고, 10년 평균으로 보면 12월에 이어 4월 폐렴환자 수가 두번째로 많았습니다. 봄에는 일교차가 커지면서 신체의 적응력이 약해지고, 이에 따라 면역력도 약해지면서 폐렴 뿐 아니라 감염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Q. 위험한 질환은 아닌건가요?
  -  많은 분들이 폐렴이라는 질환을 자주 듣고, 흔히 접하다보니 몇일 입원하면 낫는 가벼운 질병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폐렴은 한국인의 사망원인 3위를 차지할 정도로 무서운 질환입니다. 한국인의 사망원인 1위는 암이고, 2위는 심장질환이라는 것을 보면 뇌혈관질환이나 자살, 당뇨, 간질환 등의 질환보다 더 많은 환자들이 폐렴으로 사망한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폐렴은 심장이나 뇌와 더불어 인체에 매우 중요한 장기인 폐를 직접 침범하는 질병이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Q. 원인은 무엇인가요?
  - 폐렴의 가장 흔한 원인은 미생물에 의한 감염입니다. 특히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 많고, 드물게 곰팡이에 의한 감염이 있을 수 있습니다. 에어컨을 잘 청소하지 않아 발생할 수 있는 진균성 폐렴도 이러한 질환의 일종입니다. 미생물에 의한 감염성 폐렴 이외 화학물질이나 구토물 등의 이물질 흡인, 가스 흡인, 방사선 치료 등에 의한 비감염성 폐렴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Q.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 폐렴에 걸리면 폐에 염증이 생기면서 폐의 정상적인 기능에 장애가 발생하기 때문에 폐 증상과 전신증상이 모두 나타날 수 있습니다. 폐 증상은 호흡기 자극에 의한 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가래는 끈적하고 고름같은 모습일 수 있으며 피가 묻어나오기도 합니다. 폐를 둘러싸고 있는 흉막까지 염증이 침범한 경우 호흡할 때 통증이 생기고, 호흡기 이외에 소화기 증상, 즉 구토나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염증의 전신반응에 의해 발열이나 오한, 두통, 피로감, 근육통 등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Q. 폐결핵과 폐렴은 다른 질환인가요?
  - 목에서 피가 나오는 것은 비단 폐렴과 폐결핵 뿐만 아니라 다양한 원인이 있습니다. 이비인후과 질환으로 염증이나 종양으로 인해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는 가래나 음식이 섞여 나오지 않아 구분이 가능합니다. 소화기질환이 원인인 경우에는 식도나 위의 염증성 질환이나 종양으로 인한 경우, 또는 간경화가 심한 환자가 식도정맥류가 파열되면서 나오기도 하는데, 이 때는 지속적이고 다량의 피가 나오며 기침이나 가래가 동반되지 않습니다. 호흡기 질환에서 각혈의 가장 큰 원인은 결핵의 후유증으로 인한 기관지 확장증이나 심한 결핵, 폐종양, 폐농양, 폐경색 등이 있는데, 폐렴에서 각혈은 사실 일반적인 증상이 아니기 때문에 구분이 가능합니다.

 
Q. 어떻게 검사하게 되나요?
  - 폐렴의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기도 감염증과 폐렴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병원에서는 환자의 병력청취와 검진을 하고, X-Ray 검사를 통해 폐의 음영 변화를 확인하여 진단하게 됩니다. 하지만, X-Ray 검사에서 음영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에는 CT촬영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원인이 되는 미생물을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가래를 받아 원인균을 배양하거나 혈액배양검사, 소변항원검사 등으로 원인균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Q. 어떻게 치료하나요?
  - 미생물이 원인인 폐렴의 경우에는 원인균에 맞는 치료를 시행하며, 항생제를 이용하여 치료합니다. 일반적으로 지역사회에서 발생한 폐렴의 경우 세균성 폐렴으로 가정하고 경험적인 항생제 치료를 하고, 원인 미생물이 밝혀지면 그에 맞는 항생제로 바꾸기도 합니다. 독감과 같은 바이러스성 폐렴은 발생 초기에는 항바이러스제의 효과가 있으나, 시일이 경과하면 효과가 뚜렷하지 않습니다. 증세가 가벼운 환자의 경우 입원치료를 반드시 할 필요는 없지만, 면역성이 떨어지는 노인이나 소아, 중증질환을 앓는 경우 등에는 입원치료를 하게 됩니다. 내성균에 의한 폐렴이 아니거나 합병증이 없다면 10~14일 정도 치료로 충분하지만, 스스로 호흡이 불가능할 정도의 중증이라면 중환자실에서 기계환기기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Q.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나요?
  - 독감이나 폐렴구균에 의한 폐렴은 예방을 위한 백신이 존재합니다. 폐렴구균 백신의 경우 폐렴을 완전히 방어해주지는 못하지만, 심각한 폐렴구균 감염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백신접종의 대상이라면 접종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정기적인 독감백신도 좋습니다. 독감과 폐렴은 다른 질병이기는 하지만, 독감 이후 황색포도상구균에 의한 이차성 폐렴이 합병증으로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독감예방접종도 폐렴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그 외에도 65세 이상 노인, 심장병, 당뇨병, 간경변 등의 고위험군 환자는 접종을 꼭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 과거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폐렴은 위험한 질환임에도 증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 폐렴은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서 병원을 찾지 않았다가 많이 악화된 이후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폐렴이 심각해지면 급성호흡부전으로 발전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사망가능성이 매우 높아집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나 임산부 등의 경우 폐렴이 갑자기 생기면 손쓸 틈도 없이 사망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에, 폐렴이 의심된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2023년 3월 31일 금요일 울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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