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만성콩팥병 환자의 영양관리, 고장난 몸속 독소 필터…제대로 골라 먹는게 중요
언론사 경상일보 작성일 2023-03-29 조회 45607
첨부
 만성콩팥병 환자의 영양관리, 고장난 몸속 독소 필터…제대로 골라 먹는게 중요

▲ 배진숙 동강병원 신장내과 전문의가 병원을 찾은 만성콩팥병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일상생활에 있어서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실천하기가 매우 어렵다. 건강한 생활 습관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지혈증,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 주요 만성질환, 주요 감염병, 근골격계, 삶의 질 저하 질환 등 기타 만성질환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특히 생활 습관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질환 중 하나는 신장병이라고도 불리는 콩팥병이다. 만성콩팥병은 전 세계 인구의 11%가 갖고 있을 정도로 널리 퍼진 질병이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2021년 기준 국내 성인의 유병률은 8.4%다. 유병률은 연령이 높을수록 높아져 70세 이상은 26.5%나 된다.

 만성콩팥병 환자에게 필요한 영양 관리에 대해 배진숙 동강병원 신장내과 전문의와 자세히 알아본다.


◇만성콩팥병 심하면 사망까지

 콩팥은 장기 모양이 마치 강낭콩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등 뒤쪽에 좌우 한 쌍으로 있는 콩팥은 기능이 떨어져도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아 ‘침묵의 장기’라고도 불린다. 콩팥의 역할은 체내 수분을 조절하고, 혈압을 조절하는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혈액 속의 노폐물을 걸러내는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한마디로 콩팥은 혈액을 깨끗하게 정수하는 여과 기능을 하는 것이다. 이런 콩팥의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노폐물을 걸러 내지 못해 우리 몸에 독소가 쌓이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된다.

 만성콩팥병은 콩팥 기능이 감소하거나 단백뇨와 같은 콩팥 손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초기에는 거의 증상이 없고, 콩팥이 상당히 나빠진 이후에나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만성콩팥병은 당뇨병, 고혈압 등의 합병증으로 생기는 경우가 흔하다. 따라서 정기적인 검사나 당뇨병, 고혈압 환자 가족들의 관심이 중요하다.


◇영양실조 위험 주의

 만성콩팥병 환자는 금연, 규칙적인 신체활동, 적정 체중(BMI 지수 18.5~25) 유지 등 생활 습관 개선은 물론이고, 영양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만성콩팥병 환자는 나트륨, 칼륨, 인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또 단백뇨를 줄이고 신기능 감소 속도를 늦추기 위해 단백질 섭취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음식을 제한해서 먹다 보면 영양실조 위험이 높다. 이 때문에 만성콩팥병 환자는 만성 염증과 혈관 석회화 등이 생겨 복합적인 심혈관질환과 전체 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진숙 동강병원 신장내과 전문의는 “만성콩팥병 환자는 정기적인 영양상태 평가가 필요하고 영양실조가 발생하지 않도록 영양 관리를 적절히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다만 말기신부전 환자는 칼륨이 들어 있는 음식에 특히 더 주의해야 한다. 사과, 바나나, 오렌지, 채소, 밤, 고구마 등 칼륨이 많이 들어있는 것은 지나치게 섭취하지 않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단백질 섭취도 최소화

 단백질은 너무 많이 섭취하면 몸속에 노폐물이 쌓여 요독증이 심해지고 쇠약해진 신장에 더욱 부담을 준다. 이에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최소한의 양으로 줄여야 한다.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과 영양 상태를 고려해 만성콩팥병 환자의 하루 단백질 섭취량은 0.6~0.8g/㎏을 권고한다. 하루 섭취량 중 반 이상은 고기, 생선, 달걀 등 양질의 단백질로 섭취하도록 한다. 에너지 섭취는 나이, 성별, 신체 활동량, 체성분, 권장 체중, 만성콩팥병 단계와 동반 질환과 감염 여부에 따라 25~35 ㎉/㎏을 먹는 것이 좋다.

 나트륨은 고혈압과 부종을 예방하기 위해 제한한다. 체액량 감소나 나트륨 소실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만성콩팥병 환자에게 소금 섭취를 하루 5~6g(나트륨 2.0~2.3g) 미만으로 제한하도록 고려한다. 매끼 조리를 할 때 1.5g정도만 섭취하도록 하며, 나트륨이 포함된 조미료, 가공식품, 젓갈류, 김치 등은 섭취를 금한다.

 칼륨은 체내에 많이 축적되면 심장근육 운동에 영향을 주어 심하면 심장마비를 일으키기도 한다. 칼륨이 높은 식품은 선택하지 않도록 하며, 감자나 녹황색 채소를 조리할 때는 껍질과 줄기를 제거하고 충분한 양의 물에 담그거나 데쳐서 조리한다. 데쳐낸 물은 버리고 필요한 경우 다시 물을 넣어 조리한다.

 인은 혈액 중에 다량 쌓이면 뼈에서의 칼슘 손실을 촉진할 수 있으므로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우유, 잡곡류, 견과류 등 인의 함량이 높은 식품을 제한해야 한다.수분은 소변의 양이 줄어들고 부종이 심할 때는 제한한다. 수분이란 물 뿐만 아니라 식사의 국, 찌개, 음료수도 하루 수분 섭취량에 포함돼야 한다.

 배 전문의는 “식이요법과 함께 의사가 콩팥 상태에 맞게 처방한 약을 용량과 용법을 정확히 지켜 복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새로운 약물이나 여러 가지 약물을 동시에 복용해야 하는 경우나 약 복용 후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전문의와 반드시 상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3년 3월 29일 수요일 경상일보 전상헌기자>
목록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