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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파에서 바람 빠지는 기흉
언론사 울산경제 작성일 2023-02-28 조회 45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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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파에서 바람 빠지는 기흉
<UE 건강 칼럼>


 우리 몸에는 공기가 들어가는 두 개의 통로가 있다. 하나는 코와 입을 통해 기관지를 통해 폐로 흘러가는 경로, 다른 하나는 음식을 섭취하면서 식도를 통해 위장계통으로 흘러 들어간다.

 이 중에서 폐는 공기 방과도 같은 장기인데 어떤 원인에 의해서 폐 안에 들어있어야 할 공기가 폐를 둘러싸고 있는 막(늑막)이 파열돼 폐를 싸고 있는 얇은 막인 장측 늑막과 늑골 안쪽에 붙어 있는 얇은 벽측 늑막, 두 늑막 사이 공간인 늑막 강으로 빠져나가 늑막 강에 공기가 차 있는 것을 기흉이라고 한다.

 우리는 비실비실 웃으며 실없이 행동하는 사람을 허파에 바람이 들었다고 하는데, 기흉이라는 병은 허파에서 바람 빠지는 현상이다.

 이렇게 공기가 빠지게 되면 폐는 타이어가 펑크가 난 상태나 풍선이 바늘 등에 찔려 바람이 빠진 상태처럼 되는데, 갑작스런 폐 허탈 현상으로 인해 갑자기 가슴에 통증을 느끼고 숨이 차며 기침 등이 나오게 된다.

 갑자기 가슴에 통증이 있고 숨이 차고 기침 등이 나올 때는 기흉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기흉은 왜 일어날까? 폐렴, 폐결핵, 폐농양, 폐암, 폐기종 등 특별한 원인이 있어서 염증성 소견으로 폐에 구멍이 나는 경우가 있고, 선천적으로 폐 조직이 튼튼하지 못해 성장기에 폐의 상단 부위에 (화상으로 생긴 물집처럼) 기포가 만들어지거나 조직이 허물허물해지는 폐기종성 변화가 생겨 있을 경우, 기침이나 격한 운동 등이 원인이 돼 기관지 내 압력이 상승하면서 기포가 파열돼 발생하게 된다.

 기흉은 8대 1 정도로 주로 남자들에게 많이 발병하는데, 10대 후반에서 20대의 젊은 연령층에서는 특별한 기저 병변이 없는 일차성 기흉이 발생의 원인이고, 60대 이후에는 폐기종이나 폐렴 등에 의한 이차성 기흉이 주로 발생한다. 물론 흡연자들에게 기흉은 더 많이 발생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

 기흉 환자의 진단은 청진기 만으로도 진찰이 가능하다. 기흉이 발생한 부위에 청진기를 대면 호흡음이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일반 흉부 엑스레이(X-RAY) 만으로 확진 가능하다. 그러나 향후 수술적인 치료를 위하여, 병의 원인을 발견하기 위해서 흉부 CT를 촬영하게 되는데, 이때 기흉의 원인이 되는 기포를 확인하거나 기타 기저 질환을 확인하게 된다.

 기흉의 양상은 그 정도가 다양하다. 그러나 치료는 비교적 어렵지 않다. 폐가 찌그러진 정도를 가지고 기흉의 정도를 나누는데, 15% 정도의 소량 기흉은 안정 가료나 산소흡입 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늑막 강에 고인 공기는 세포를 통하여 자연 흡수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등도 이상 기흉이면 공기를 빼 주어야 하는데 바늘을 이용한 늑막천자를 하거나, 작은 관을 넣어서 빼어내게 되는데 흉관 삽관술이라고 부르고, 가장 많이 사용하는 치료법이다. 그러나 폐에서 공기가 지속적으로 유출되고 폐가 팽창되지 않으면 수술을 하게 된다. 대부분 전신 마취 하에 흉강경내시경을 통하여 병변 부위를 잘라내는 수술을 하게 된다. 흉터가 작고 통증이 적어서 많이 이용하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법이다.

 기흉은 재발성이 높은 질환으로 재발하면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게 되고, 반대편 폐에 발병하여도 수술을 하거나, 기흉 중에 체크밸브 형태로 공기가 일방적으로 유출되는 매우 위험한 긴장성 기흉이거나, 엑스레이상에 기포가 크고 많으면 재발성이 높아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기흉이 갑작스럽게 발생하고 응급처치가 필요한데 시설이 부족하던 시절에는 군대 생활이 어려워 군 복무 면제를 받던 시절도 있었다. 그만큼 기흉은 응급질환에 분류되고, 의료기관에서 정확한 진단과 신속하고 적절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젊은이나 노년에서 호흡곤란이나 흉통의 원인이 될 수 있는데도, 많은 분이 심장질환을 먼저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는 것 같다. 젊은 연령대라면 기흉을 먼저 생각하시고, 연령이 많은 노년층에서는 폐질환이 있는 분이라면 폐 질환 중의 기흉도 꼭 고려해야겠다.
 
<2023년 2월 28일 화요일 울산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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