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대동맥류, 증상없다 터지면 95% 사망 ‘몸속 시한폭탄’
언론사 경상일보 작성일 2023-02-08 조회 45873
첨부
 대동맥류, 증상없다 터지면 95% 사망 ‘몸속 시한폭탄’
대동맥 풍선처럼 부풀다 박리
10명중 6명 병원 도착전 사망
치료받더라도 치사율 80%이상

▲ 정성윤 동강병원 심장내과 전문의가 대동맥류가 의심돼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아무런 증상이 없이 침묵하는 병. 그러다 터지면 95%가 사망하는 병.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혈관이 결국 시한폭탄이 되어 버리고 마는 이 병의 이름은 대동맥류다. 대동맥류는 우리 몸속 가장 큰 혈관인 대동맥이 늘어나며 시작된다. 그렇게 늘어난 대동맥은 어떤 증상도 없다. 언제 찢어질지, 언제 파열될지 알 수 없다. 혈관이 터지거나 찢어지면 환자들은 극한의 고통과 함께 죽음과 마주하게 된다. 그래서 대동맥류를 침묵의 암살자라 일컫는다. 정성윤 동강병원 심장내과 전문의와 함께 대동맥류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본다.


◇무증상이 대부분

  대동맥은 심장에서 시작돼 우리 몸에 혈액을 공급하는 가장 크고 중요한 혈관이다. 성인의 경우에는 평균 지름은 흉부 대동맥이 2.8㎝, 복부 대동맥이 2~2.5㎝ 정도다. 일반적으로 지름이 정상보다 1.5배 이상으로 증가하면 대동맥류라고 한다.

문제는 대동맥류 대부분이 무증상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무서운 점은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심각한 상태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대동맥 파열과 대동맥박리, 벽내혈종, 관통 동맥경화성 궤양과 같은 급성 대동맥증후군이 발생해야 극심한 통증이 생긴다. 특히 대동맥류 파열이 발생하면 10명 중에 6명은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하고, 다행히 병원에 도착해 치료받더라도 치사율이 80% 이상일 정도로 높다.


◇혈관 벽 약해져 발생

 대동맥류는 여러 가지 원인으로 대동맥의 벽이 약해져서 발생한다. 가장 많은 원인은 동맥경화성과 퇴행성이다. 고령, 흡연,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가족력, 만성폐쇄성폐질환, 당뇨병, 관상동맥질환과 뇌동맥질환도 대표적이다. 이는 동맥경화성 질환을 앓고 있으면 혈관이 탄력이 떨어지고 딱딱해지기 때문에 같은 압력을 받아도 동맥벽이 쉽게 얇아지고 늘어나기 때문이다. 드물지만 마르판증후군과 이첨판 대동맥 판막과 같은 선천성 질환과 감염성, 외상성 원인도 있다.

대동맥류는 복부 대동맥류가 흉부 대동맥류보다 3배 정도 많다. 남성이 여성보다 5배 이상 많이 발생한다. 대부분 대동맥류는 증상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정성윤 동강병원 심장내과 전문의는 “흉부 대동맥류의 증상은 흉통, 호흡곤란, 기침, 쉰 소리, 연하곤란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고, 복부 대동맥류는 박동하는 복부 종괴나 복통과 허리 통증이 있을 수 있으나 진단적 가치는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합병증 발생 관찰 필요

 흉부대동맥류는 지름이 6㎝을 초과하면 많게는 연간 15.6%에서 파열이나 박리가 발생한다. 복부 대동맥류는 지름이 5.5㎝을 초과하면 연간 파열 위험성이 9.4%로 증가한다. 만약 대동맥류 박리가 발생하면 시간당 사망률이 1~2%씩 증가하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진단과 치료, 위험 인자의 조절이다. 극심한 흉통과 칼과 같은 날카로운 물체로 그어지는 느낌의 극심한 등의 통증, 의식 저하와 같은 위험한 증상이 발생하면 반드시 대동맥 박리나 파열을 판단해야 하므로 응급실로 찾아야 한다.

 병원을 방문하면 CT(전산화단층) 촬영, 심장·복부 초음파를 시행한다. 대동맥류로 진단되면 증상과 검사 결과에 따라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흉부대동맥류 지름이 5.5㎝ 이상나 복부대동맥류 지름 5.0㎝ 이상, 혹은 지름이 4~5㎝에서 6개월 동안 0.5㎝ 이상으로 크기가 증가하거나 임상 증상이 있는 경우 등에서는 수술이나 인조혈관 스텐트를 이용한 혈관 내 대동맥 치료를 반드시 해야 한다. 그 이외의 경우에는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과 같은 위험인자를 조절하며 정기적인 검사로 대동맥류의 진행 여부를 관찰한다.

 정 전문의는 “혈관내 대동맥 치료는 뛰어난 치료 결과를 보여주고 있고, 수술적 치료와 거의 같은 효과를 보인다”며 “발생 부위에 따라 하이브리드 치료법으로 수술과 혈관 내 대동맥 치료를 함께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전문의는 “무엇보다 치료받은 후에는 정기적인 CT 촬영으로 재악화와 합병증 발생 여부에 대한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 병원 찾아야

 대동맥류는 대부분이 무증상이며, 적절한 관리를 받지 않게 되면 대동맥 파열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생긴다. 원인이 될 수 있는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의 관리와 금연이 중요하다. 40세부터는 대동맥류의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기에 의심되면 병원에 방문하여 진료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정 전문의는 “대동맥류로 진단되면 무엇보다 시술과 수술이 동시에 될 수 있으며 위험인자 관리와 합병증에 대한 대처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다학적인 접근과 심장내과와 흉부외과의 협진이 가능한 전문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3년 2월 8일 수요일 경상일보 전상헌기자>
 
목록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