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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폐쇄성 폐질환, “폐손상 복구 안돼”…새해엔 ‘금연’ 필수
언론사 경상일보 작성일 2023-01-25 조회 46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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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성 폐쇄성 폐질환, “폐손상 복구 안돼”…새해엔 ‘금연’ 필수

▲ 강예원 동강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전문의가 만성 폐쇄성 폐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말초 기관지들 만성적 염증에
|기도 좁아져 폐 조직에 이상
|20년이상 흡연자에 주로 발생

|만성기관지염, 기침·가래
|폐기종은 호흡곤란도 나타나
|심할땐 천명·청색증 발생도

|예방엔 금연이 가장 필수적
|“금연땐 폐 손상 진행 막고
|폐활량도 정상 수치 회복”


 새해 목표로 많은 사람이 금연을 결심하지만, 실제로 그것을 실행하는 사람은 적다. 그러나 금연으로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폐 관련 질환이 있다면 ‘작심삼일’로 끝날 금연 결심이 조금은 길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특히 평소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을 느낀 적이 있는 젊은 흡연자라면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에 주목해야 한다. 다시 한번 새해 결심을 다짐할 수 있는 설날을 기점으로 만성 폐쇄성 폐질환에 대해 강예원 동강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전문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국내 10대 사망원인에 포함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은 장기간에 걸친 기도 염증으로 공기가 지나가는 통로인 기도가 좁아지고, 가스 교환이 일어나는 폐 조직에 이상이 생기면서 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주로 나이가 많고 오랜 기간 흡연을 한 사람에게 잘 발생한다. 만성기관지염, 폐기종 등이 이 질환의 분류에 포함된다. 만성기관지염은 수년 이상 지속해 기침, 가래가 배출되는 상태이며, 폐기종은 염증으로 인해 폐 조직이 파괴돼 산소공급에 장애를 일으켜 주로 호흡곤란 증상으로 나타난다.

국내 45세 성인 5명 중 1명, 65세 이상 노인 3명 중 1명에서 앓고 있을 만큼 흔하다. 세계보건기구(WHO) 조사 결과 전 세계 사망원인 4위, 국내에서도 10대 사망원인에 포함될 정도로 위험한 질환이다. 대부분 초기 증상은 거의 없지만 폐 기능이 30~40% 떨어진 상태가 돼야 발견될 만큼 조기 발견과 대응이 어려워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필요하다.


◇흡연, 폐활량 감소 가속화

 만성 폐쇄성 폐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은 대기오염, 미세먼지, 작업환경에서 흡입하는 분진과 독성물질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원인은 흡연이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대부분 20년 이상의 흡연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 많이 발생한다. 장기간 흡연은 정상 폐 조직을 서서히 파괴해 공기주머니(폐기종) 같은 변화를 일으켜 폐에 기능하지 못하는 부분이 증가하도록 한다.

 우리 몸은 노화에 따라 매년 일정 부분 폐활량이 감소하는데, 흡연하면 폐활량 감소를 가속할 뿐 아니라 심혈관질환과 각종 장기의 암 발생 위험도 높이게 된다. 일부에서는 유전적 영향도 있으며, 결핵이나 천식, 어렸을 때의 호흡기 감염도 만성 폐쇄성 폐질환의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대부분 40대 이후에 발병하며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가, 수년에 걸쳐 서서히 기침, 가래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 계단이나 오르막을 오를 때 호흡곤란이 발생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게 된다.

 질병이 더욱 진행하면 안정시에도 숨이 차게 되며, 기관지에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는 천명, 입술과 손끝이 파랗게 변하는 청색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예방엔 금연이 중요

 만성 폐쇄성 폐질환으로 병원을 찾으면 흉부 엑스선, CT 등의 방사선 촬영과 폐기능검사를 시행한다. 폐기능검사에서 폐쇄성 환기 장애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작은 말초 기관지들이 만성적인 염증에 의해 좁아진 결과에 따른 것이다. 폐쇄성 환기 장애와 함께 기관지 가역성이 없는 소견이 보이면 만성 폐쇄성 폐질환으로 진단할 수 있다.

 강예원 동강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전문의는 “이미 파괴된 폐를 재생하거나 복구할 수 없으므로,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완치 또는 근본적 치료가 어렵다”며 “증상을 꾸준히 관리해서 삶의 질을 향상하고 질병의 진행과 악화를 막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만성질환이다”고 설명했다.

 치료는 만성폐쇄성폐질환 치료의 중심이 되는 약제인 기관지 확장제 등을 사용하게 된다. 기관지 확장제는 기관지에 직접 약을 투여하는 흡입기 형태의 약물이다. 만약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이 있다면 이에 맞춰 증상을 완화 시키는 약물을 복용한다. 약물 치료 외에도 호흡 재활 치료가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강 전문의는 “숨이 차다고 잘 움직이려고 하지 않으면 근력이 약해지면서 호흡곤란이 더 심해진다. 하체 근력과 호흡에 관련된 흉벽 근력을 강화하는 재활 치료를 병행하면 운동능력을 개선해 증상이 호전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 된다”며 “폐 기능이 많이 저하된 중증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에서 혈중산소농도가 기준치 이하로 측정되면 산소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하루에 수 시간 이상 꾸준히 산소를 흡입하면 환자의 수명을 연장하고 운동능력을 개선하는 데도 좋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의 진행을 막고 질환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이 가장 중요하다.

 강 전문의는 “흡연 기간 감소한 폐활량과 폐 조직 손상은 복구되지는 않지만, 금연을 하면 이러한 폐 조직 손상이 진행되는 것을 막고, 폐활량 감소도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게 된다”며 “만약 현재 40세 이상의 흡연자이고, 과거와 다르게 기침, 가래, 호흡곤란과 같은 증상을 느낀다면 빨리 호흡기내과를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금연에 대한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2023년 1월 25일 수요일  경상일보 전상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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