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내 몸에 숨은 결핵균 선제적 치료는 배려·사랑입니다"
언론사 울산경제 작성일 2022-12-20 조회 46030
첨부
 "내 몸에 숨은 결핵균 선제적 치료는 배려·사랑입니다"
<동강병원 호흡기내과 오동규 전문의에게 듣는 '잠복결핵'>
동강병원 호흡기내과 오동규 전문의가 내원 환자 상대로 진료를 보고 있다. 동강병원 제공


|작년 한해만 결핵 환자 2만2,904명
|OECD 가입국 중 발생률 최고
 
|외부에서 유입된 결핵균 잘 억제하면 증상이나 전염력 없이 숨어만 있어
|면역체계 약해지면 다시 활성화
|잠복결핵 진단자의 10% 발병
 
|적절한 치료 받으면 60∼90% 예방
|전염성 결핵 환자 밀접접촉자 등 검사·치료비 전액 국가 지원
 
|먹는 약 ‘아이소니아지드’ ‘리팜핀’
|석달간 복용하면 치료…안전성·효과 입증
|두통·어지러움 등 가벼운 부작용 나타날 수도
|대부분 시간 지나면 호전
|일부 간독성 등 중증 부작용
|의료기관 방문 치료 받아야


◇결핵 발생률 가장 높은 나라

 요즘 '잠복결핵 감염 검사 양성'이라는 결과지를 갖고 진료실로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대부분 학교나 의료기관 종사자들인데, 결핵이라는 단어가 주는 불편한 무게감이 크다.

 사실 잠복결핵 감염은 그 자체만으로는 어떠한 증상을 유발하지도 않고, 다른 사람에게 결핵균을 퍼트리지도 않는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결핵 발생률이 가장 높은 나라다.

 지난해 한해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총 2만2,904명의 결핵 환자가 발생했는데, 이는 하루 평균 약 63명의 결핵 환자가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핵균이 숨어만 있는 상태

 전염력이 있는 결핵 환자와의 접촉을 통해 결핵균이 몸속에 들어오면 결핵균에 감염된 상태가 된다. 결핵균에 감염된 소수의 환자에게서는 폐, 림프샘 등에서 결핵균이 증식하면서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활동성 결핵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결핵이라는 병이 바로 이 활동성 결핵을 뜻한다. 하지만 결핵균에 감염된 모든 사람에서 결핵이라는 병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대부분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외부에서 들어온 결핵균을 잘 억제해서 결핵균이 병을 일으키지 못하고 숨어만 있도록 하는데, 이 상태를 잠복결핵 감염이라고 부른다.

 잠복결핵 감염의 경우에는 결핵균이 몸속에 들어오기는 했지만 실제로 결핵이라는 병을 일으킨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무런 증상이 없고 전염력도 없다. 이에 잠복결핵 감염으로 진단됐다 하더라도 가족들과 같이 생활하고 일상적인 사회 활동을 하는 데는 아무런 제약이 없다.

 그러나 이렇게 잠복결핵 감염 상태인 이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면역체계가 약해지면 몸속에서 숨어 지내던 결핵균이 다시 활성화되면서 결핵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잠복결핵 감염 진단자 중 약 10%에서 평생 한번쯤 결핵이 발생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렇게 결핵이 발생하면 그때에는 전염력이 있어 가족이나 가까운 주변 사람들에게 결핵균을 전파할 수도 있게 된다.


◇감염 상태서 예방하는 게 중요

 이에 따라 결핵 발생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잠복결핵 감염 상태에서 결핵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잠복결핵 감염 상태에서 미리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결핵 발생을 60~90% 정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결핵이 발생하면 결핵균 전파 위험이 큰 집단시설에서 일하거나 결핵의 발생 위험이 큰 전염성 결핵 환자의 밀접 접촉자와 일부 면역저하자 대상으로 잠복결핵 감염에 대한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검사 결과 잠복결핵 감염으로 진단이 되면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 국가에서 잠복결핵 감염에 대한 검사와 치료비를 지원해 전액 무료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잠복결핵 감염에 대한 치료는 먹는 결핵약으로 하게 된다.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아이소니아지드(Isoniazid) 9개월 복용, 리팜핀(Rifampin) 4개월 복용, 아이소니아지드와 리팜핀 3개월 복용 등 세 가지 요법 중 한 가지를 선택해 치료한다. 대부분 치료 기간이 가장 짧은 아이소니아지드와 리팜핀 3개월 복용을 선호한다.

 아무런 증상이 없는데 3개월이나 결핵약을 복용해야 하는 게 분명히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실제로 결핵이 발생한 후에는 3~4개 종류의 결핵약을 6개월 이상 복용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미리 두가지 결핵약을 3개월 동안 복용해 결핵 발생을 예방하는 것이 더 쉬운 치료 방법일 수 있다.


◇안전성·효과 입증된 치료법

 잠복결핵 감염에 대한 치료를 시작한 환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이 결핵약의 부작용이다. 잠복결핵 감염 치료에 사용되는 아이소니아지드와 리팜핀은 오래전부터 결핵 치료에 쓰인 약으로 안전성과 효과가 잘 입증돼 있다.

 그렇지만 다른 약제와 마찬가지로 개인에 따라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두통, 어지러움, 위장장애, 피부 발진, 가려움증 등과 같은 가벼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이러한 증상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호전된다.

 또 리팜핀을 복용할 때 소변, 눈물 등 체액의 색이 붉게 변할 수 있는데, 이는 약이 분해돼 체액을 통해 배출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일부에서는 간독성과 같은 중증 부작용이 드물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치료 중 약제 부작용에 따른 증상이 의심되면 약제 복용을 중단하고 이른 시일 안에 의료기관을 방문해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게 좋다.


◇미리 치료받아 가족·이웃 배려


 잠복결핵 감염 상태에서는 아무런 증상도 없고 전염력도 없다.

 하지만 미리 치료한다면 추후 결핵 발생으로 인해 가족이나 가까운 주변 사람들에게 결핵균이 전파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잠복결핵 감염에 대해 미리 치료받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잠복결핵 감염에 대한 검진과 치료는 가족과 이웃을 위한 배려다.


<2022년 12월 20일 화요일 울산경제 이다예 기자>
목록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