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전조증상 無…출혈 10분 이상 지속땐 대부분 사망
언론사 울산경제 작성일 2022-09-20 조회 46610
첨부
 전조증상 無…출혈 10분 이상 지속땐 대부분 사망
동강병원 뇌혈관센터 신경외과 김현수 전문의에게 듣는 '뇌동맥류 예방과 치료'
동강병원 뇌혈관센터 신경외과 김현수 전문의가 내원 환자 상대로 진료하고 있다.

 
 |뇌동맥 일부 부풀어…터지면 중증 뇌출혈
|30% 병원 도착 전 사망…사망률 40∼60%
|생존 환자도 절반 가량 후유 장애 시달려
 
|발병 연령 갈수록 낮아져 여성이 남성의 2배 넘어
 
|가족력·고혈압·고지혈증 있으면서 매연 노출 직업 40대 이상 위험인자 보유
 
|출혈 발생땐 즉시 119에 구조 요청해야 구토할 땐 입속 이물질 모두 제거를
 
|혈관에 미세도관 삽입 동맥류 내부 채우는 ‘혈관내 시술’ 통증 없고 회복 빨라 선호
|불가능할땐 개두술 통해 수술
 
|CTA·MRA로 할 수 있는 건강검진이 최선의 예방법
|최고 위험인자 담배 끊고 환경오염 심한 날 야외활동 자제해야



◇선선한 날씨에 위험성 더 높아져

 뇌동맥류는 두뇌의 동맥 중 한 부위가 부풀어 오른 위험한 병변을 말한다. 평소에는 자각 증상이 없지만, 부풀어 오른 뇌동맥이 터지면 중증 뇌출혈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특히 날씨가 선선해지면 파열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뇌혈관질환은 가장 두려운 병 가운데 하나로 인식된다. 뇌동맥류에서 '류'는 한자의 '혹 류'자를 쓴다. 즉 뇌혈관의 한 부분이 혹처럼 부풀어지는 병변을 가리키는 것으로, 뇌혈관을 구성하는 혈관벽이 다양한 원인에 의해 얇아지고 그 부위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으로 이해하면 된다.

 뇌동맥류는 뇌 속의 시한폭탄과 같으며, 성인 급사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증상 없이 조용히 있다가 터졌을 경우 뇌지주막하출혈이라는 동맥성 뇌출혈로 발병, 약 30%가 병원 도착 전에 사망한다. 치료 도중 사망하는 예도 많아서 전체 사망률이 40~60%로 보고된다.

 생존한 환자도 절반 가량에서 크고 작은 후유 장애를 남기게 돼 완전한 치유가 쉽지 않은 무서운 질환이다.


◇주로 50대 중반에서 발생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3%가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40대 이상에서 급격히 증가하고 평균 발병 연령이 50대 중반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뇌동맥류의 발병 연령층이 점점 낮아지는 추세로 20~30대에서 뇌동맥류의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7년 보험심사평가원자료에 의하면 5만5,000명 정도가 뇌동맥류로 치료를 받았고, 여성 비율은 남성의 2배가 넘는 것으로 보고됐다.

 여성 호르몬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성의 경우는 폐경 이후 50~60대 환자들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일본 연구팀의 발표에 의하면 쥐 실험에서 난소를 제거해 인위로 폐경기를 만든 쥐 그룹 중 80%가 뇌동맥류가 형성됐다.

 하지만 폐경기 이전인 40대 이하에서도 여성의 발생빈도가 높은 것을 보면 남녀 간 혈관벽을 구성하는 성분의 차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혈관벽을 구성하는 결체조직에 이상이 있는 유전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뇌동맥류가 자주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99% 전조증상 없어

 한마디로 뇌동맥류가 터지기 전에는 알 수 없다. 아주 드물게 동맥류가 많이 커지면서 신경을 누르거나 뇌압을 상승시키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안검하수, 복시, 만성두통 등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동맥류의 99%는 증상이 없다. 증상은 동맥류 파열 시 발생하게 되는데, 평생 처음 경험하는 극심한 두통이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출혈이 심한 경우에는 동시에 의식을 잃고 심정지까지 동반하는 예도 있다.

 증상이 없어서 증상이나 증후로 판단할 수는 없다. 뇌동맥류나 뇌졸중의 가족력이 있거나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을 가지고 있으면서 흡연을 하거나 매연에 노출된 직업을 가진 40대 이상 성인은 뇌동맥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다.


◇발생 시 119 신고 우선

 먼저 신속하게 119로 구조 요청을 해야 한다. 구조 요원을 기다리는 동안 환자가 의식이 없다면 환자를 편안하게 눕혀야 한다.

 지주막하출혈 환자의 90%가 구토를 동반하는데 의식 없는 상태에서 구토 시 토사물에 기도가 막히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구토 시에는 옆으로 눕히고 고개를 돌려 입 속에 이물질이 모두 나오도록 해야 한다. 안정을 취해 혈압을 떨어뜨리는 것이 출혈의 진행을 막는 데 중요하다.

 넥타이, 벨트처럼 몸을 죄는 것이 있으면 풀어준다. 누운 상태에서 상체를 30도 가량 세우는 것은 뇌압을 낮추는 데 도움 된다. 몸을 주무르는 행위는 환자를 자극하고 혈압을 올릴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의식이 있는 경우에는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고 있으므로 심리적 지지를 통해 안정을 취하게 해 혈압이 오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단부터 치료까지

 비파열성 뇌동맥류의 진단은 대부분 건강검진에서 발견된다. 뇌혈관을 볼 수 있는 CTA나 뇌혈관 MRI인 MRA를 통해 발견된다. 발견된 뇌동맥류는 확진과 평가를 위해서 정밀 검사인 뇌혈관조영술을 추가 시행한다.

 뇌동맥류에 대한 약물치료는 아직 없다. 시술이나 수술을 통해 치료하게 된다. 뇌동맥류의 치료는 혈관 안으로 미세도관을 이용, 접근해서 동맥류 내부를 채워서 치료하는 혈관내 시술이 있다. 개두술을 통해 혈관 밖으로 접근해서 동맥류를 수술용집게를 이용해 결찰하는 수술법이 있다. 최근에는 수술 통증이 없고 회복이 매우 빠른 혈관 내 시술을 환자나 의료진 모두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특정 모양과 위치의 동맥류는 색전술이 위험하거나 불가능해서 수술말고는 치료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동맥류 파열로 생존해 응급실로 왔다면 출혈이 잠시 멈춘 상태다. 동맥성 출혈은 10분 이상 지속되면 대부분 사망하게 된다.

 이에 따라 재출혈을 발생하기 전에 출혈부위인 동맥류를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파열된 뇌동맥류를 치료한 후에는 2주동안 혈관 수축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때 심한 뇌경색이 올 수 있다. 먼저 예방약물을 투약해 뇌동맥 초음파로 혈관수축상태를 확인하고, 심한 경우에는 혈관성형술을 시행해 뇌경색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동맥류 사전 진단 가능

 뇌동맥류 파열은 전조증상이 없고, 일단 출혈이 발생하면 사망률이 굉장히 높다. 또 심각한 후유증 때문에 엄청난 의료비용과 사회비용을 환자에게 지급하게 된다.

 사전에 검진 발견해 뇌출혈을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이다. 검진으로 MRA를 촬영해 보면 좋지만, 검사 비용이 만만치 않아 주저한다. 최근에는 MRA보다 검사비용이 저렴하고 검사시간이 짧은 CTA라는 CT혈관 촬영을 많이 추천하고 있다.

 동강병원에서는 64채널 MDCT를 도입, 뇌 검진을 활발히 하고 있다.

 뇌동맥류 예방법은 위험인자를 줄이고 조절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확인된 질환은 조절 관리를 해야 한다.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인 담배는 끊어야 한다. 환경오염이 심한 날은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뇌졸중은 현대인의 주요한 사망과 장애의 원인이며 매우 위협적인 질병지만 뇌졸중에 대한 인식은 아직 미흡한 상태다. 뇌동맥류는 뇌졸중의 원인 중 하나고 이외에도 뇌졸중 일으키는 질환들이 많다. 뇌졸중은 다른 질환의 파생 질환이고 뇌졸중 환자의 90% 이상이 뇌졸중 원인 질환을 앓고 있다. 뇌졸중 가족력이 있거나 위험인자를 가지고 계신 분들은 가까운 뇌졸중센터에서 상담받아보길 바란다.

 또 뇌졸중 발생 시에는 보건복지부와 대한뇌졸중학회가 인정한 가까운 뇌졸중센터 인증병원으로 골든타임 안에 가야 한다. 뇌졸중 치료의 기회는 발생 직후 아주 짧은 시간이고, 단 한번 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2022년 9월 20일 화요일 울산경제 이다예 기자>
목록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