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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 뼈조직 죽는 질환…사타구니·엉덩이에 통증
언론사 경상일보 작성일 2022-07-13 조회 46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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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 뼈조직 죽는 질환…사타구니·엉덩이에 통증

▲ 강승우 동천동강병원 정형외과 전문의가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통적으로 좌식 생활을 해왔던 우리나라 사람에게 양반다리는 서양인들과 달리 익숙하고 편한 자세이다. 서서히 입식 생활환경으로 바뀌고 있지만, 익숙하게 맨바닥에 양반다리로 앉는 습관은 여전하다.

  그래서 전통 생활 방식 때문에 고질적인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는 이들이 많다. 특히 사타구니와 엉덩이 쪽에 통증이 있다면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양반다리를 할 때나 똑바로 걷기도 힘든 상황이 온다.

  이런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에 대해 강승우 동천동강병원 정형외과 전문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단순 타박상으로는 발생 안 해

  넓적다리뼈의 윗부분은 골반과 함께 고관절(엉덩이 관절)을 이루고 있다. 골반과 맞닿고 있는 넓적다리뼈의 위쪽 끝부분을 대퇴골두라고 한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은 대퇴골두로 가는 혈류가 차단돼 뼈조직이 죽는 질환이다.

  통증은 괴사한 뼈에 지속해서 압력이 가해져 괴사 부위가 골절되면서 시작한다. 이어 괴사 부위가 무너져 내리면서 고관절 자체 손상이 나타난다. ‘뼈가 썩는 병’이라고 그대로 방치하면 주위 뼈까지 썩어 들어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하지만, 뼈가 국소적으로 죽어 있을 뿐이기에 직접적으로 뼈가 부패하는 것은 아니고, 주위로 퍼지지도 않는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이 발생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과도한 음주, 스테로이드(부신피질 호르몬) 사용, 신장질환, 루푸스(전신성 홍반성 낭창) 등과 같은 결체 조직병, 신장이나 심장과 같은 장기 이식받은 경우, 잠수병, 통풍, 방사선 조사, AIDS(후천적 면역결핍증) 등이 원인적 위험인자다. 또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드문 겸상 적혈구 빈혈증이나 고셔(Gaucher)병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강승우 동천동강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특별한 원인적 위험인자가 없어도 대퇴 경부 골절이나 고관절 탈구 등의 외상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며 “외상이 생기면 대퇴골두로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손상되기 때문에 위험도가 높아지지만, 단순 타박상만으로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허리디스크와 증상 유사, 오인도

  문제는 대퇴골두에 혈액 공급이 차단돼 괴사가 일어나도 아무런 증상이 없다는 것이다. 주요 증상인 고관절 부위 통증은 괴사가 일어난 뒤에도 상당 기간이 흘러 괴사부에 골절이 발생하면서 생긴다.

  통증은 보통 갑자기 시작되기 때문에 땅을 디딜 때 절뚝거리게 된다. 통증과 대퇴골두의 함몰 변형으로 고관절의 운동범위가 줄어들어 바닥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기가 힘들어진다. 함몰이 심하다면 다리 길이가 짧아진 것을 환자 자신이 느낄 수 있다.

  허리디스크나 협착증 증상과 비슷해 간혹 질환을 오인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병을 키운 후에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 허리 디스크와 구분하기 위해 세밀하게 살펴야 하는데, 허리보다는 허벅지 안쪽 통증 유무와 양반다리를 할 때 불편함 등을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인공관절술로 완치 가능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 치료는 괴사의 크기가 작거나 위치가 좋은 경우와 통증이 있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면 경과를 관찰한다. 초기에는 관절 부종을 감소시키는 약물치료와 함께 고관절 주변 근력 강화를 위한 운동치료, 생활 습관 개선 등으로 증상 완화를 한다.

  하지만 괴사 범위가 넓고 통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렵다면 환자의 병증이나 진행 정도 등에 따라 경과 관찰, 재생술, 절골술, 인공관절술 등이 필요하다.

  이 가운데 젊으면서 골두가 함몰되지 않은 상태라면 재생술을 시도한다. 감압술이나 골이식술 등으로 치료할 수도 있다. 물론 이런 치료는 성공률이 높지 않아 완치의 개념보다 인공관절 수술을 늦추거나 피하고자 사용한다.

  강 전문의는 “인공관절 수술은 현재로서 가장 확실한 치료로 50세 이후 환자이면서 통증이 크고, 괴사 부위가 크다면 재생술이나 절골술을 하지 않고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하다”며 “젊은 환자에게는 성공률이 높지는 않지만, 인공관절의 내구연한을 고려해 여러 차례 수술을 반복하는 것보다 재생술이나 절골술 등을 시행하는 것이 권장된다”고 설명했다.

  대퇴골두 무형성 괴사는 그 자체로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다. 하지만, 걷기가 힘들어지고 발을 땅에 디디는 것조차 통증이 생기면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게 되는 질환이다. 방치하면 수술로 이어지게 되지만, 초기에 병원을 방문한다면 수술 없이 관찰하면서 다양한 치료법을 고려할 수 있는 질환이기도 하다.

  강 전문의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과도한 음주와 흡연을 피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한 질환으로 고관절 부위에 작더라도 통증이 생기거나, 땅을 디디거나 걸을 때 고관절 부위에 통증이 생긴다면 적극적으로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2년 7월 13일 수요일 경상일보 전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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