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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조숙증, 또래보다 성장 빠르다면 성조숙증 의심해봐야
언론사 경상일보 작성일 2022-02-16 조회 47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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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조숙증, 또래보다 성장 빠르다면 성조숙증 의심해봐야

▲ 정철주 동천동강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성조숙증이 의심돼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2차성징 일으키는 성호르몬
|또래보다 일찍 분비돼 영향
|드물게 생식기 종양 등 원인
|절반 이상은 원인없이 발생
|개인별로 변화 양상도 다양
|성장기 신체변화 주의 관찰
|진단때는 호르몬 주사 치료
|식습관 등 생활개선도 중요


  예전에는 자녀가 또래보다 몸집이 크고 키가 크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흐뭇해했다. 하지만 이제는 성조숙증이나 소아비만 같은 질환을 나타내는 신호가 될 경우로 조심스럽게 받아들이는 부모들이 많다. 성조숙증은 또래보다 2년 이상 빠른 시기에 2차 성징이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보통 여자아이의 경우 만 8세 이전에 유방이 발달하고, 남자아이는 만 9세 이전에 고환 크기가 커진다면 성조숙증을 의심해야 한다. 성인이 될 때 남들보다 키가 작아질 수 있는 신호가 될 수 있는 성조숙증에 대해 정철주 동천동강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특별한 원인 없이 생겨

 2차 성징은 시상하부-뇌하수체 활성화로 시작한다. 여자아이는 난소에서 여성호르몬이 분비하면서, 남자아이는 고환이 커지면서 남성호르몬 분비가 증가하면서 신체 변화도 발생한다. 성조숙증은 이런 성호르몬이 이른 시기에 분비되며 신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원인이다. 성조숙증은 흔히 여자아이에게 흔히 나타난다. 하지만 심각한 병적 원인을 가진 경우는 남자아이에게 더 흔하다.

 문제는 성호르몬이 이른 시기에 분비되는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여자아이의 경우 특별한 원인 질환 없이 성조숙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80%에 이른다. 난소종양이 원인인 경우가 15%, 대뇌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5% 정도다.

 남자아이의 경우도 별다른 원인 없이 성조숙증이 생기는 경우가 절반에 이르고, 대뇌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20%, 부신피질 과형성이나 종양이 25%, 고환 종양이 5% 정도다. 하지만 성조숙증의 발생 연령에 따라 원인도 달라질 수 있고, 매우 다양한 원인에 의해 신체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정철주 동천동강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신체 변화는 성조숙증이 발생하는 원인이나 증가하는 성호르몬에 따라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가장 흔한 경우는 남자아이의 경우 고환이 4㎖ 이상 커지고 음모가 난다. 여자아이의 경우 유방이 생기면서 키가 눈에 띄게 부쩍 큰다. 여드름도 발생한다. 다만 이런 변화는 개인마다 매우 다양하게 발생하기에 부모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호르몬 치료 일찍 시작해야

 사춘기 신체발달이 조기에 발생한 것이 확인되면 성조숙증 진단을 한다. 우선 시상하부-뇌하수체 축이 활성화된 것인지를 확인한다. 다른 질환이 동반돼 있는지, 사춘기 진행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사춘기 진행을 촉진하는 약이나 영양제 등을 복용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진단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원인 질환이 확인된다면 무엇보다 원인 질환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다만 가장 흔한 원인이 별다른 원인을 찾을 수 없이 갑자기 발생하기에 키가 작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진행 속도가 빠른 경우, 심리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경우에 우선적으로 치료한다.

 치료는 성선자극 호르몬 분비 호르몬 유사체를 28일이나 3개월 간격으로 피하 또는 근육주사를 한다. 주사 후에는 키가 크는 속도가 줄어든다. 여자아이는 유방이 작아지고 월경이 사라지며, 남자아이는 고환 크기가 감소하고 음경 발기도 줄어들게 된다.

 호르몬 치료는 일찍 시작할수록, 또 오래 갈수록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최대한 빠르게 성조숙증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선자극호르몬을 차단하면 성호르몬 분비가 억제되며 골 성숙의 속도가 지연되기 때문에 성장판 폐쇄를 늦출 수 있다. 다만 치료 중 키가 자라는 속도가 너무 느려지면 성인이 된 이후 키 성장이 뚜렷하지 않을 수 있어 필요하다면 성장호르몬도 함께 투여하기도 한다.


◇충분한 휴식 중요

 성조숙증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활 습관 개선도 중요하다. 서구화된 육식 위주의 식사, 패스트푸드, 인스턴트식품 등은 체지방 증가는 물론 환경호르몬이나 내분비교란물질 노출 가능성이 높아 피해야 한다. 대신 채식, 잡곡밥 등의 섬유질이 많은 식사와 함께 균형 잡힌 영양소의 섭취가 필요하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과 적절한 체중 관리, 충분한 수면시간,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 시간 감축 등도 도움이 된다.

 정 전문의는 “비만은 건강에 좋지 않을뿐더러 사춘기도 일찍 오게 할 수 있다.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 권장량만큼 칼슘과 비타민D를 섭취하고 균형 잡힌 식사가 중요하다. 특별히 제한하는 활동이나 금지할 음식은 없지만, 규칙적인 운동은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전문의는 “성조숙증은 또래보다 체격은 크지만, 성호르몬이 뼈가 성장하는데 필요한 성장판을 일찍 닫히게 만들어 성인이 됐을 때 키가 작아진다. 여기에 남들보다 신체 발달이 빨라 심리적인 문제가 발생해 단체생활에 적응 못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며 “부모가 매의 눈으로 아이의 성장을 살펴 아이의 성장이 눈에 띄게 빨라지거나, 사춘기 현상이 조기에 발견되면 즉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2년 2월 16일 수요일 경상일보 건강과의료면 전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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