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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방심하면 균 ‘득실’…‘위생’ 만한 약은 없다
언론사 울산경제 작성일 2022-07-12 조회 46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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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철 방심하면 균 ‘득실’…‘위생’ 만한 약은 없다

동강병원 소화기센터 이무열 전문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구토·설사·복통 주증세 급성 질환
|같은 식품 먹은 2명 이상 설사 증상땐
|원인균 밝혀지지 않아도 식중독 간주
 
|한국 ‘살모넬라균’ 의한 감염 가장 흔해
|오염된 육류·낙농품 ·달걀 등 먹고 12∼24시간 잠복기 후 발병
 
|포도상 구균·비브리오균·O-157균도 원인
 
|음식 먹지 말고 수분 충분히 섭취해야
|설사약 먹으면 세균·독소 배출 방해
 
|음식 충분히 익혀 먹고 남으면 냉장 보관, 조리전 20초 이상 비누로 손 씻어야
|날 음식 다듬은 칼·도마 구분해 사용하고, 행주 등 주방용품 소독 철저히 해야


  #직장인 A(26)씨는 최근 회사 동료들과 점심시간에 김밥을 사먹고 크게 데였다. 그날 저녁 갑자기 배 아프기 시작하더니 결국 새벽 내내 화장실을 들락날락했다. 맛있게 먹은 김밥이 문제였을까, 가게에서 막 싼 김밥을 회사까지 들고 온 게 문제였을까. A씨는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었지만 더운 날씨에 당분간 먹는 것을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여름철 식중독 균 활성화…살모넬라균 가장 흔해

 식중독은 사계절 주의해야 하지만 본격적으로 따뜻해지기 시작한 날씨 영향으로 식중독 균이 활성화 되기 쉽다. 여름날씨에 음식물을 야외에서 장시간 보관하는 등 자칫 방심할 수도 있어 식중독 환자는 4∼6월에 집중돼 있기도 하다.

 식중독은 병명이라기보다는 증후군으로 독성 음식물을 먹고 생기는 구토, 설사, 복통을 주증세로 하는 급성 질환이다. 원인으로는 세균 또는 독소의 섭취가 가장 흔하며 화학독섭취, 식물독(독버섯 등), 동물독(복어 등) 섭취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같은 식품을 먹은 사람 중에서 2명 이상의 설사 환자가 생기면 원인균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더라도 식중독으로 간주되고 있다.

 식중독 종류는 크게 네 가지다.

 우선 살모넬라균에 의한 식중독은 한국에서 가장 흔한 식중독이다. 감염원은 오염된 우유, 달걀, 닭, 육류 등으로 대개 잠복기가 6~48시간이며 2주까지 갈 수 있다. 살모넬라균에 감염된 육류, 낙농품, 달걀 등에 의해 감염되며 음식을 먹은 뒤 12~24시간의 잠복기를 지나 발병한다. 심한 복통과 설사, 구토, 발열, 오한 등이 나며 물 설사의 경우 피나 점약이 섞여 나오기도 한다. 중증인 경우 경련이나 의식장애를 일으키고 심장이 약해져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포도상 구균에 의한 식중독은 현미경상 포도송이처럼 보여 이름 붙은 포도상 구균이 만들어내는 장독소가 주원인이다.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갖춘 여름철에 이 균에 감염된 식품을 그대로 두면 균이 왕성히 번식해 독소를 다량으로 배출한다. 원인 식품으로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수분이 많은 크림, 샐러드, 육류(햄 등의 돼지고기 제품)등을 주로 꼽을 수 있다. 이 식품을 먹으면 1~6시간 안에 발병하며 주로 사람의 목안이나 코, 화농한 상처에 번식한다. 심한 구토, 설사, 복통을 나타내며 보통 24시간 안에 자연히 회복되기도 한다.

 장염 비브리오균에 의한 식중독도 있다. 이는 일본 등지에서 하절기 식중독의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가장 흔한 식중독인데, 최근 한국에서도 어패류 등 해산물을 날로 먹는 식생활습관이 많아짐에 따라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종류에 따라 장염, 패혈증, 콜레라 등을 일으킨다. 이 균은 육지에 가까운 바다에 살며 어패류에 붙어서 번식한다. 장염비브리오균이 붙어있는 가자미, 문어, 오징어 따위의 생선류나 조개류를 날로 또는 덜 익은 상태로 먹은 경우 48시간 안에 잠복기를 거쳐 발병한다. 해산물을 먹은 후 6~48시간 이내에 급성 설사를 보인다. 대개 24시간 이내에 자연히 회복되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는 없다. 설사, 복통과 발열, 오한을 동반한 구토증세가 오며 설사의 경우 피나 점액이 섞여 나와 간혹 이질과 혼동하기도 한다. 보통 5~6일 만에 치료되며 드물지만 사망하는 수도 있다.

 이밖에 O-157균에 의한 식중독은 최근 일본, 미국 등에서 수많은 환자가 발생한 원인균이다. 사람과 동물의 장안에 존재하는 대장균은 대부분 큰 해가 없지만, 병원성 대장균 O-157은 사람의 장에 감염, 증식해 베로(vero)독소라는 강력한 독소를 생산한다. 설사와 복통, 경련, 의식장해를 일으키며 현재까지 원인식품으로는 햄버거, 우유, 사과주스, 요구르트, 치즈, 발효소시지, 상추, 무순 등 발아채소로 밝혀졌다.


◇설사약 함부로 먹어선 안돼…수분 섭취로 탈수 예방

 우선 음식을 먹으면 설사가 더 심해질 수 있어 음식 대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 탈수를 예방해야 한다. 수분은 끓인 물이나 보리차 1ℓ에 티스푼으로 설탕 4개, 소금 1개를 타서 보충한다. 시중 이온음료도 좋다.

 가정에서는 일단 식중독으로 의심되는 경우 몇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설사약을 함부로 먹게되면 장속에 있는 세균이나 독소를 배출하지 못하고 병을 더 오래 끌 수 있다. 설사가 줄어들면 미음이나 쌀죽 등 기름기 없는 담백한 음식부터 먹어야 한다. 그러나 설사가 1~2일 지나도 멈추지 않거나 복통과 구토가 심할 경우, 열이 많을 경우,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올 경우에는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구강 또는 정맥내 전해질 용액으로 위장계 수액 소실을 보충하고 신경학적 소견에 대해 보조적인 요법을 시행한다. 보툴리누스증독증(Botulism), 염증성 세균 감염, 기생충 감염 경우에는 특수한 치료가 요구된다.

 
◇철저한 보관과 위생 가장 중요…균마다 예방법 달라

 식중독 균은 대체로 열에 약하고 저온에서 잘 번식하지 못하므로 음식을 충분히 익혀 먹고 남은 음식을 냉장 보관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 날 음식과 조리된 음식을 따로 보관하고, 날 음식을 썬 칼과 도마는 다른 식품을 자를 때 사용해서는 안된다. 채소를 손질할 때도 날고기를 썬 식칼로 다듬지 말고, 상추 등 엽채류를 씻을 때도 한잎씩 흐르는 물에 씻어야 한다. 잎 모양이 복잡한 브로콜리 등은 뜨거운 물에서 1분 동안 데쳐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음식물을 조리, 저장, 배식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음식을 다루기 전 20초 이상 비누로 손을 씻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특히 포도상구균의 경우 인구의 50%가 손에 보유하고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어패류는 반드시 5도 이하에서 냉장보관한 뒤 75도에서 15분 이상 끓여 조리해야 한다. 세균이나 독소가 저온에서는 잘 발생되지 않기 때문에 여름철이면 음식물 냉장보관을 권한다. 그러나 냉장고에 보관할 때도 소고기는 3~5일, 우유는 2~4일, 어패류는 1~2일 이상을 넘기지 말아야 한다. 식사를 하기 전에 반드시 손을 씻고 조리된 음식은 깨끗한 식기에 담는다.

 살모넬라균에 의한 식중독 예방법은 예방은 원인이 되는 동물성 식품을 충분히 냉동하고, 조리시 충분히 가열하며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포도상 구균에 의한 식중독 예방은 식품취급의 개인위생이 중요한데, 장독소는 내열성이므로 끓여도 독소가 없어지지 않아 끓여먹어도 안전하지 않다. 장염 비브리오균에 의한 식중독은 주로 여름철에만 발생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 생선이나 조개를 꼭 익혀 먹어야 한다. O-157균에 의한 식중독 예방법은 식품 중심부위가 완전히 익도록 75도 이상의 더운 물에 1분 이상 끓이고, 요리나 식사 전에 반드시 손을 잘 닦고 도마 식칼, 행주 등을 삶아서 사용하는 것 등을 지켜야 한다. 주방용품을 꼭 소독해 사용하고, 지하수는 가급적 피하며 먹다 남은 음식을 먹을 경우에도 충분히 재 가열해야 한다.

<2022년 7월 12일 화요일 울산경제 이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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