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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감염병 시대
언론사 울산경제 작성일 2022-07-04 조회 46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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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감염병 시대
인류가 지구상에 출현한 이래, 지속적으로 함께해온 감염병
백신개발로 인해 감소됐지만 새로운 감염병 계속해서 발생

완전 예방·예측 불가능하지만 공중보건 기반 강화·정책으로
국민건강 개선 위기 함께 극복

동강병원 김강성 병원장
 
  인류가 수만 년 전 지구상에 출현한 이래 지속적인 생활 양식이 변해 왔다. 가장 획기적인 변화는 수렵, 채취 생활을 하다가 약 1만 년 전 신석기 시대부터 농경과 목축이 시작되면서 집단생활을 시작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와 함께 감염병이 주요한 건강 문제로 등장해 중세 시대까지 지속되게 되었다.


  하지만, 르네상스 이후 과학의 발전, 산업화, 농업 혁명, 사회 변화로 인해 범유행 감축의 시기가 도래되었다. 이 시기에 몇 번의 비약적인 계기가 있었다. 1840년대 런던에서 콜레라의 대유행이 있었는데 분뇨에 오염된 식수가 원인임을 밝혀(존 스노, John Snow) 환경 위생이 발전되고 이로 인해 수인성 전염병이 감소하게 되었다. 19세기 말에는 독일의 세균학자 코흐(Koch)와 프랑스 생물학자 파스퇴르(Pasteur)가 감염병의 원인체를 발견해 백신 개발을 하게 되었고, 예방접종 대상 감염병의 획기적인 감소가 일어나게 되었다.


  1928년에는 영국의 의사 겸 생물학자 플레밍(Fleming)이 페니실린을 발견한 뒤 그 후 많은 항생제의 발견으로 인해 효과적인 치료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그 후로도 환경 위생의 개선, 항생제와 백신의 힘으로 인해 감염병은 더 이상 인류에게 큰 위협이 되지 않아 1980년 5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천연두(종두)가 지구상에서 박멸되었음을 선언하게 되었다.


  하지만 1976년 아프리카 자이로(옛 콩고)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의한 출혈열이 발생한 이후 약 30여개의 새로운 병원체에 의한 감염이 발생하고, 페스트 디프테리아 콜레라 황열 뎅기열 말라리아 등과 같이 감소하였던 감염병이 다시 발생하여 신종 감염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되었다.


  신종 감염병은 과거에 없었으나 새로이 질병을 일으키는 감염병으로 정의된다. 포괄적인 개념으로는 과거 20년간 사람에서 발생이 증가한 감염병과 가까운 미래에 증가가 의심되는 감염병으로 정의된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기존의 병원체가 변화 혹은 진화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새로운 감염병 △ 새로운 지역 혹은 새로운 인구 집단으로 전파되어 발생하는 기존의 전염 병 △ 생태학적인 변화로 과거에 인지하지 못하였으나 새로이 발견된 감염병 △ 여러 요인으로 다시 재출현하는 기존의 감염병이다.


  국내의 대표적인 신종 감염병으로는 레지오넬라증, 렙토스피라병, 쯔쯔가무시병, 비브리오 패혈증, 에이즈(AIDS), 중증 열성혈소판 감소증후군,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 원숭이 두창 등이 있다.


  신종 감염병은 세계화로 인한 신종병원체 접촉 증가, 돌연변이, 사회환경 변화 등 복합적 요인으로 빈번히 출현하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은 병원체, 인간, 동물 숙주, 매개체 및 인구 집단 간 유기적 관계의 모든 과정에 개입되어 영향을 준다. 다시 말하면 신종 감염병 출현 요인을 △ 인구 통계 및 행동 △ 기술과 산업 △ 경제발전과 토지개발 △ 해외여행 및 교역 △ 병원체 적응 및 변이 △ 공중보건조치의 붕괴를 포함한 6가지 인자로 분류할 수 있다. 이러한 신종 감염병의 종식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면역 보유 인구, 무증상 감염자, 일상생활 속 전파 등으로 인해 비관적인 것이 현실이다.


  신종 감염병의 출현은 인수 공통 감염병의 특성상 완전히 예방하거나 예측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언제 어디에서 출현할지 어떤 특성을 갖고 있을 지를 알기가 어렵다. 그러나 동물에서 인체로 옮겨온 병원체들은 세계 곳곳에서 오늘도 속속 보고되고 있고 이들에 대해서 지대한 관심을 갖고 대비하는 것은 절실히 필요하다. 즉, 신종 감염병에 대해서는 조기에 발견하고 유행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통제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다. 감염병 예방에 있어, 자원의 제약 등 난제에 직면하는 시점에 필요한 3가지 공중보건 필수요소로서 △ 감염병 감시, 실험실진단, 역학조사 등 공중보건 기반 강화 △영향력이 높은 공중보건 개입조치의 개발 및 이행을 통한 감염병 감소 △감염병 진단·예방 및 관리정책의 개발·개선을 제시하고, 이와 더불어 새로운 아이디어, 파트너십, 기술혁신, 검증된 도구 및 증거기반 정책 도입을 통해 국민건강 개선을 앞당길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역사상 수없이 넘어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해 왔고 우리는 많은 것을 해낼 것이다. 인류는 매 시대 새롭게 등장하는 감염병에 맞서 투쟁해 왔다. 전 세계를 힘들게 하는 신종 감염병도 지금 정말 힘든 이 순간을 포기하지 않고 잘 버텨내고 있으며 지금처럼 버티다 보면 이 순간이 어느새 다 지나가 있을 것이고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는 생각으로 살면 이 위기도 능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2022년 7월 4일 월요일 울산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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