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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살 자세 여든까지?… 소아정형의 중요성
언론사 울산제일일보 작성일 2021-04-27 조회 48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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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살 자세 여든까지?… 소아정형의 중요성
OX형다리·안짱걸음·평발 대부분 크면서 교정만 1세 미만 ‘쭉쭉이 체조’ 발달에 지장 줄 수도
‘DDH’치료 늦어지면 예후 안 좋아 조기검진 必


동천동강병원 정형외과 황일영 전문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소아정형외과에서 다루는 질환은 조기 진단을 요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어린 나이에 변형을 치료하는 게 부드럽고 잘 교정되며 변형이 있는 상태로 방치될 경우 변형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

 특히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과 같은 질환은 조기 진단하지 못하면 침습적 치료까지 필요할 수 있으며, 예후도 좋지 않다.

 다음은 동천동강병원 정형외과 황일영 전문의와 소아정형외과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 O자형 다리와 X자형 다리

 출생 후 2세 전후까지의 영아에서 O자형 다리는 대부분 정상적인 현상이며 아이가 성장하며 교정된다. O자 다리를 교정하기 위해 쭉쭉이 체조나 보조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방법이다. 만 1세 미만의 소아는 고관절의 발달이 충분히 돼 있지 않아 오히려 쭉쭉이 체조가 발달에 지장을 줄 수 있다.

 다만 병적인 O자형 다리와는 구분해야 한다. 만 2세가 지났는데 다리의 모양이 밖으로 휘어 있다면 병적인 형태의 O자 다리를 의심해봐야 한다. 이 경우 반드시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료를 받고 조기에 치료를 해야 한다.

 병적인 O자형 다리의 원인으로는 비타민 D 부족으로 발생하는 구루병이나 골단이형성증, 경골 내반증 등이 있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보행 장애나 체중의 비정상적 부하로 무릎관절에 무리를 주고 퇴행성 관절염을 유발할 수 있다.

 X자형 다리로 걱정하는 부모 역시 많다. 만 2세에서 10세 사이의 X자형 다리는 성장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보조기 사용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자칫 성장기 아이에게 자기 신체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다. 만 3세 전후의 X자형 다리는 95% 이상이 7세를 전후로 좋아진다.

 만 2세 이전에 X자형으로 휘어진 경우는 병적인 원인에 의한 변형일 가능성이 크다. 반드시 소아정형외과 의사의 진찰을 받아 전신 골격 계통의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10세 이후에도 X자 다리가 눈에 띌 정도면 소아정형외과에서 그 원인을 파악해 원인에 따른 전문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


◇ 안짱걸음과 평발

 소아정형외과 환자 상당수가 안짱걸음으로 병원을 찾는다. 안짱걸음의 원인은 크게 허벅지 뼈가 꼬이는 것, 정강이뼈가 뒤틀리는 것, 발의 앞부분이 돌아가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대개의 경우 8세에서 10세 사이 아무런 조치 없이 좋아지지만 드물게 교정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이때 교정치료의 방법은 원인별로 다르지만 중요한 건 ‘습관 교정’이다. ‘W’형태로 앉는 것은 대퇴골 내염전일 가능성이 크다. 3~5세께 대퇴골 내염전으로 인한 안짱걸음이 발견되며 특히 여아에게 더 흔하게 나타난다. 이 경우 생활 습관 교정이 필요하다.

 2세 전후의 막 걷기 시작하는 대부분의 아이들에게서 평발이 발견된다. 인대가 당겨지고 지방이 사라지는 2~3세가 지나면 종아치(발바닥 안쪽으로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가 보이기 시작해 10세까지 대부분 저절로 좋아진다. 그 사이 증상이 심할 경우 신발 안에 아치 모양의 깔창을 깔아주면 도움이 되며 발끝으로 걷거나 발가락으로 연필을 잡는 동작을 통해 근력 강화 운동치료를 시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러한 경우는 발끝을 세웠을 때 종아치가 나타나 ‘유연성 평발’이라고 한다. 그러나 발끝을 세웠을 때도 종아치가 나타나지 않으면 ‘고정성 평발’이다. 드물게 뇌성마비와 같은 신경 근육성 질환에서도 평발이 발생함으로 소아정형외과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DDH) 또한 소아정형외과를 찾는 이유 중 하나다. 많은 보호자가 신생아 검진을 통해 의뢰하고 있다.

 DDH는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치료가 늦어지면 수술적 치료를 요하게 되며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신생아 검진에서 DDH는 신체 검사로 검진을 하게 되는데 주로 다리의 주름이 다르다던지 다리길이 차이를 본다던지 고관절의 안정성을 평가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이상이 있으면 소아정형외과 전문의에게 의뢰된다. 특히 둔위 태위였거나 양수과소증이 있던 경우, 첫째아기, 여아인 경우 등 위험요인이 같이 있는 경우에는 더욱 적극적인 진단 방법이 필요하다.

 진단 방법은 4개월 이전인 경우 대퇴골두의 골화가 제대로 이뤄져 있지 않아 엑스레이(X-ray)로는 진단이 충분하지 않다. 그래서 초음파로 비구가 잘 발달돼 있는지 평가하는 알파(alpha)각과 대퇴골두가 비구에 잘 들어가 있는지 평가하는 베타(beta)각을 이용해 진단을 내린다. 6개월이 넘어가 아이들이 커서 초음파로 진단하기 어려우면 엑스레이를 찍어 감별한다.

 대체로 정형외과를 부담스러워하거나 크면서 자연스럽게 나아질 거라는 생각에 진료를 미루는 경향이 있다. 소아청소년의 정형외과 질환은 조기에 진단해야 수술까지 하지 않으면서 빠른 치료가 가능하고 회복도 빨라진다. 정형외과적인 질환이 있다면 빨리 병원에 내원해 소아정형을 다룰 수 있는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2021년 4월 27일 울산제일일보 건강면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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