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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대의 근육통, 관절통 혹시 류마티스 관절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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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마티스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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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강원보 2006 11/12월호 발췌 - 김학준 | 류마티스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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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주부의 이야기입니다. 7년 전에 남편을 만났고 그 한여름을 지나고 이듬해 결혼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결혼 준비 과정에 많이 지치곤 하였습니다. 물론 그 당시에는 몸이 아프다는 사실을 둘 다 알지 못했습니다. 결혼 후 신혼여행을 자외선이 내리쬐는 괌으로 가게 되었고 그것이 몸을 더욱더 나쁘게 한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신혼여행을 갔다 온 후 얼굴과 귀에 붉은 반점이 생겼고 목의 임파선이 부어오르며 쉬 피로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몇 차례의 정밀검사 결과 Sjogren's Syndrome 이라는 아주 생소한 병명을 알게 되었습니다. 안구건조증 때문에 눈이 가렵고 차를 탔을 때에도 에어컨이나 히터를 마음껏 켤 수도 없었습니다. 구강건조는 물이 없이는 밥을 먹기가 힘들어서 외출 시 항상 물을 가지고 다니며 입안이 건조하지 않도록 신경을 썼습니다. 근육통은 사랑하는 이를 제대로 안아주기도 힘들고, 직장이나 가정에서 해야할 일을 제대로 못함으로 심리적인 박탈감, 세상에 마음껏 하고 싶은 일을 못한다는 자신감 상실, 주변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기 힘들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근육통과 관절통 때문에 가장 힘들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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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마티스란 말의 본래 뜻은 뼈, 관절, 근육 등 어디가 아픈 병을 한꺼번에 일컫는 말이며 원인이 불분명하고 10수년 전만 하더라도 관절의 기형을 막을 치료법이 없었기 때문에 의료계의 관심을 받지 못하던 분야였습니다. 현대에 와서 자가면역성 질환의 검사법이 발달하면서 모호한 증상들이 많고 동시에 나타나지 않으며 몇 가지 신체 부위에 침범되는 질환들을 개별적으로 치료하지 않고 전체를 하나의 증후군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관절이 아픈 환자를 진찰할 때 관절염의 원인이 그 관절이 아닌 다른 곳에 있을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목 임파선이 부어있는 환자를 진찰할 때 임파선염의 원인을 찾는 검사를 하는 것처럼 관절이 부었을 때 임파선이 부었다는 것과 같은 시각으로 접근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관절염이 있다고 관절만 보는 것은 간이 나빠서 황달이 있는 환자의 눈을 치료하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요.  류마티스 관절염은 전 인구의 약 1%를 차지하는 만성 자가면역성 질환입니다. 신체의 여러 부분을 침범하지만 손과 다리 관절의 염증성 관절염을 주된 특징으로 하고 좌우 대칭으로 많이 생깁니다. 전체 환자의 80%가 35세에서 50세 사이에 일어납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대부분 수개월에 걸쳐 완만하고 서서히 일어나는 발병 양상을 보이고, 어떤 환자들은 피로나 불특정한 전신통을 한동안 겪은 후 관절 증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노인에서 많을 것 같지만 실제는 30대와 40대의 여성에서 가장 흔하게 손가락 마디, 손목의 몇몇 관절 등에 먼저 통증이 생겨 그 당시에는 젊어서 참고 지낼만한 경우가 많습니다. 진행의 속도는 환자에 따라 빠른 경우도 있고 느린 경우도 있지만 관절의 파괴와 함께 불구가 되는 질환의 종착점은 같습니다. 이 시기에 퇴행성 관절염과 구분하기 힘든 것은 연골이 닳아서 나타나는 증상이 서로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관절염은 나이가 들면서 매우 심각한 문제가 됩니다. 우리는 노인에서 퇴행성 관절염을 아주 흔하게 접할 수 있고 사망에 이르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관절염을 노화의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생각하는 수가 있습니다. 누구나 젊을 때에는 관절의 통증을 이겨내고 질병에 대항할 수 있는 힘이 있지만 노인 인구의 관절염에서 새로이 생겨나는 상실감과 박탈감처럼 고통의 거의 4분의 1이 관절염에 기인한다는 최근의 연구결과는 관절염이 더 이상 자연스런 노화과정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알게 합니다. 갑작스런 중풍이나 골절 사고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눈에 띄지 않게 천천히, 신체의 여러 부위에서 복합적으로 장애요인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관절염이라는 장애요인은 반드시 치료하되 반드시 신체의 한 부분으로서 전체와 함께 고려하여야 합니다.  손과 발의 관절이 붓고 아프거나 아침에 관절이 한 시간 이상 뻣뻣한 류마티스 관절염은 항류마티스 약물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발병 후 2년 내에 약 60~70%에서 골 미란이 발생하고, 일단 관절의 파괴가 진행하기 시작하면 병의 진행을 억제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현재에도 만족할만한 치료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미래에도 더 희망적인 것은 면역계통의 변화와 류마티스 관절염의 염증을 막아주는 새로운 물질이 발견되어 치료법으로 계속 도입이 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미국의 류마티스내과가 있는 종합병원에서 지난 10년 사이에 면역반응 조절제가 치료에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1990년대 후반 9.4%였던 사용 빈도가 2001년 26.8%, 그리고 2005년 41.8%로 증가하고 기존 약제의 사용율은 계속 감소하는 추세이며 우리나라에도 변화는 현재 진행형이며 실제 종합병원 류마티스내과 환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비용이 많이 드는 자가면역성 질환의 검사를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20~30대 젊은이나 중년의 여성이 아침에 손이나 무릎, 발목, 허리가 뻣뻣하고 아프다가 움직이면 나아지는 증상이 한두달 이상 계속되면 류마티스 질환과 만성 염증성 관절염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일반 엑스레이 검사로는 관절이 굳은 뒤에야 병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통증이나 부종이 시작될 때 뼈마디가 굳기 전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모든 질병이 다 그러하듯이 조기 발견을 위한 조기 검사가 필수적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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