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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응급상황 대처법, 약이나 세제 잘못삼켰다면 성분 파악해 병원 찾아야
언론사 경상일보 작성일 2020-02-21 조회 5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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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응급상황 대처법, 약이나 세제 잘못삼켰다면 성분 파악해 병원 찾아야

관절부위 등 화상엔 전문병원서 치료
찰과상 이물질제거 안되면 진료 필수
성인용 고혈압·당뇨약·알칼리성세제
영유아에는 치명적…보관에 주의


▲ 이정주 동강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병원을 찾은 어린이를 치료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인해 외출보다는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어린 자녀와 함께 하는 시간에는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화상, 찰과상을 입거나 먹어서는 안되는 것들을 삼키기도 한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당황하기 마련인데 사전에 대처법을 잘 숙지해 둔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정주 동강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가정내 영유아 응급상황 대처법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본다.

 

◇“아이가 화상을 입었어요.”

  뜨거운 증기, 물이나 다리미 등에 의해 화상을 입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 경우 즉시 흐르는 수돗물에 화상 입은 부위를 약 30분 정도 식혀줘야 한다.

  이정주 동강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차가운 물이나 얼음 등은 피부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너무 차갑지 않는 물로 화상부위를 식혀줘야 한다. 그 후 젖은 수건이나 거즈 등으로 화상 부위를 감싼 뒤 응급실로 내원하면 된다. 단순 화상의 경우 응급 처치 후 외과, 정형외과 등에서 치료할 수 있지만, 면적이 넓거나 얼굴, 손, 발, 관절, 회음부에 생긴 화상은 화상 전문병원으로 이송해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쳐서 상처가 생겼어요.”

  부딪히거나 날카로운 물체에 베여 피부가 찢어지면 봉합이 필요할 수 있다. 출혈 부위를 깨끗한 수건이나 거즈로 압박하면 대부분 지혈이 된다. 가루형태로 뿌리는 지혈제나 연고의 경우 추후 치료할 때 해당 가루와 연고를 모두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찰과상의 경우 약국에서 파는 항생제 연고와 드레싱 제제를 붙여서 치료할 수 있다.

  이 전문의는 “출혈이 있거나 진물이 나는 초기 상처는 스폰지처럼 푹신한 폼재질의 드레싱 제제를 선택해야 한다. 반투명한 두꺼운 필름 형태인 콜로이드형은 진물이 흡수가 안돼 상처가 불어나 치료가 지연될 수 있다. 또 드레싱 제제를 붙이기 전에는 반드시 상처부위를 깨끗하게 해야 한다. 흙 등의 이물질이 있는 상태에서 항생제연고만 바르고 드레싱제제를 붙이면 상처가 덧날 수 있다. 흙, 유리 등의 이물질이 흐르는 물로 제거되지 않고 박혀있거나 출혈이 심한 경우에는 출혈부위를 직접 눌러 지혈하는 처치만 하고 응급실로 내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팔이 빠졌어요.”

  아이 팔을 갑자기 잡아 당기거나 꺾이는 경우 팔꿈치가 빠질 수 있다. 이는 관절이 완전히 빠지는 것이 아닌 아래팔 뼈를 잡아주는 인대부위에서 살짝 빠지면서 인대가 끼어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이 전문의는 “심한 외상 없이 갑자기 팔을 쓰지 않고 아파하는 경우 응급실에 내원하면 손쉽게 치료할 수 있다. 아이 팔꿈치는 손상이 쉽게 일어나는 부위이므로 부모의 주의가 항상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이가 어른의 약을 먹었어요.”

  아이가 약을 잘못 먹을 경우엔 매우 심각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먹은 것으로 추정되는 약 봉투를 챙겨 즉시 응급실로 내원해야 한다. 약의 종류에 따라 아이에게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먹은 약 성분을 파악하는 것이 치료 시 매우 큰 도움이 된다.

  이 전문의는 “성인이 먹는 작은 한 알의 약이 아이에게는 매우 위험할 수 있다. 특히 혈압약, 당뇨약은 각각 치명적인 저혈압 쇼크와 심각한 저혈당을 유발할 수 있다. 치료가 늦어질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제일 중요한 것은 먹지 않도록 집 안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약을 보관할 때 절대 아이 손이 닿지 않는 높은 곳에 보관해야 하며 바닥에 흘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아이가 의자 등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경우 약을 아이가 열 수 없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제를 먹었어요.”

  아이가 세제를 먹은 것이 확인된 경우 억지로 토하게 하지 말고, 용액이 들어있던 용기를 챙겨 즉시 응급실에 내원해야 한다.

  이 전문의는 “치약이나 가정용 주방 세제의 경우 중성으로 가벼운 구토와 설사, 복통만 일으키고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성분명이 치아염소산나트륨인 락스, 장난감 소독액, 동물용품 소독액 같은 알칼리 성분은 구강과 식도, 내장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0. 02. 21(금) 경상일보 건강과의료면 석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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