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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수술 증후군과 치료 - 동강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전상윤 전문의
언론사 울산신문 작성일 2017-09-27 조회 57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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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수술 후 명확한 원인 없이 허리·다리 통증 계속되면 의심


복합적 원인 추정 15% 정도 발병 집계
약물·재활운동 등 포괄적 치료 필요해
 호전안되면 척수신경자극기 등도 고려



▲ 동강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전상윤과장이 척추수술 증후군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의 시술을 진행하고 있다.

김 모(54) 씨는 4~5년 전부터 가끔씩 허리통증을 느꼈지만 하루 이틀 지나면 그럭저럭 참을 만큼 나아지곤 했다. 그러나 1년 전 갑작스럽게 심한 허리통증과 다리통증이 발생해 병원을 찾았고, 추간판탈출증(디스크) 진단으로 수술을 받았다. 수술 이후 통증은 다소 호전 되는 듯 했다. 그럼에도 퇴원 후 칼로 베는 듯한 다리의 통증과 종일토록 지속되는 허리의 묵직한 통증이 도무지 나아지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에 다시 병원을 찾았지만 영상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소견은 없으니 경과를 관찰해보자고 했다.
김씨는 날이 갈수록 통증이 심해져 밤에는 통증으로 2시간 이상을 자기가 힘들 정도였다. 가족들은 수술 잘 받았고 병원에서도 문제가 없다는데 꾀병이 아니냐며 엄살 그만 부리고 운동 열심히 하고 얼른 직장에 나가라고 김 씨를 구박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나도 김씨의 심한 통증은 별 호전이 없었다.

누구나 이렇게 한번쯤 허리가 아파 봤을 것이다. 의학이 발전하고 평균수명이 늘어 인구의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요즘 여러 가지 퇴행성 질환의 유병률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며 요통환자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척추수술의 빈도도 증가하고 있다. 전문의들은 외래 진료를 보다보면 척추 수술에 대하여 지나치게 걱정하거나 또는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극단적인 견해를 가지신 분들을 가끔 만나기도 한다. 그런 극단적인 편견은 우리의 건강을 더욱 위태롭게 하거나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영영 놓치게 만들 수도 있으니 정확히 알고 판단하는 것이 유익하겠다. 동강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전상윤과장에게 척추수술 증후군과 치료에 대해 들어봤다.
도움말 = 전상윤 동강병원 마취통증의학과장

척추수술 이후에 명확한 원인 없이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에 붙이게 되는 진단이다. 그래서 원인이 있다면 당연히 이를 먼저 찾아서 해결해야 한다. 애초에 수술부위가 정확하지 않았거나 통증을 유발하는 다른 원인이 있었다면 이에 대한 치료가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수술 이후에 뼈를 고정한 나사못 등이 신경을 자극하거나 헐거워져서 증상을 유발하는 것은 아닌지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척추수술 부위와 인접한 부위에서 새롭게 척추질환이 발생하였을 가능성도 점검해야 한다.

척추수술 후 통증증후군을 유발하는 원인은 명확하지 않으며 복합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병률은 약 15% 정도로 보고되고 있으며 척추수술의 횟수가 많아질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수술 이후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남아있는 병변이나 새로운 원인을 찾지 못한 채 재수술을 결정하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 걷기·앉기 등 제한 일상생활 많은 불편 초래
적극적인 약물치료, 인지행동치료, 재활운동치료 등 여러 진료과에 걸친 포괄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오랜 기간 심한 통증으로 지칠 대로 지친 환자의 정서적 지지인 가족과 이웃의 도움과 격려가  필요하다. 특히 수술 초기에는 재활치료가 중요하다.
이와 더불어 경막외강 신경차단술 및 신경성형술, 고주파 신경치료, 수핵성형술 등의 비수술적 치료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원인들에 대해 적극적인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약물 치료 종류는 소염 및 보조 진통제가 있는데, 항우울제, 항경련제, 근이완제, 항불안제 등의 보조 진통제가 있다. 하지만 심각한 통증에 이르면 마약성 진통제 치료를 한다.
신경 차단술은 신경의 염증, 유착, 부종 등의 원인이 통증으로 이어져 신경에 주사로 약을 주입하는 방법이다. 경막외강 신경성형술은 투시 영상장치로 좁은 관을 경막외강에 삽입한다. 이것은 수술 후 생리식염수로 유착을 벗겨내 씻고 염증 약물을 주입한다.
이러한 여러 가지 치료에도 증상 호전이 없는 경우 척수신경자극기나 지속적 약물주입기 삽입을 고려봐야 한다.

# 금방 호전 안돼 전문의 문진 통해 충분히 상담
바늘을 통하여 척수의 후면으로 가느다란 전극을 삽입하여 통증부위로 가는 척추신경을 자극하는 방법으로 척추수술 후 통증증후군, 복합부위 통증증후군, 대상포진 후 신경통과 같은 난치성 통증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치료법이다.
이 방법은 마치 우리가 모기에 물려 가려울 때 손톱으로 누르면 가려운 느낌이 덜해지거나 아픈 부위를 주무르거나 흔들면 덜 아프게 느끼는 것과 유사한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아픈 부위로 전기자극이 가면 우리 뇌는 통증신호 대신 전극에서 만들어지는 좋은 자극을 우선적으로 수용하게 되어 통증을 덜 느끼게 된다. 1주일 정도의 테스트 기간을 거쳐 통증이 50% 이상 감소될 정도로 효과가 있는 경우에는 500원 동전크기의 전기자극발생기를 전극선과 연결하여 엉덩이 밑이나 복부에 삽입한다. 척수자극기는 한번 설치하면보통 5~10년간 사용할 수 있다.

허리통증은 우리를 무척 힘들게 한다. 앉고 서고 걷는 기본적인 움직임을 제한하여 일상생활 및 사회생활에 장애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많은 경우 견디기 힘든 통증이 동반 되고 금방 호전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수술을 하면 빨리 통증 없는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성급히 수술을 결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척추수술은 그리 간단히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수술을 결정하기 전에 충분한 검사와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해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그 전에 문진을 통해 통증 양상, 수술 횟수, 구멍 협착이나 전여 추간판의 여부를 해보거나 방사선 검사로 단순 엑스레이(X-ray), 전산화 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검사(MRI) 등을 진행하는 절차가 있다.


# 구조적 문제·골절 등 심각한 경우 바로 수술해야

그러나 수술을 결정했다면 담당 의사와 수술 및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여야 한다. 수술 이후 제대로 관리를 하지 못해 더 심한 장애를 유발하기도 한다.
한편, 무조건 척추수술이 필요없다는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 심하게 신경이 눌려 이러한 기계적 압박을 빠르게 해소시켜주어야 하는 경우 또는 척추의 구조적 문제가 심각하여 교정을 해야 하는 경우, 골절이 있는 경우 등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수술을 미루지 말아야 한다.

퇴행성(退行性) 질환이란 오래 사용하여 그 기능이 이전만 못하다는 것이고 척추질환도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우리 모두가 살아가면서 피할 수 없는 것이다.
내가 타는 자동차는 올해로 12년이 됐다. 몇 번의 접촉사고를 겪었지만 별 문제 없더니 최근에는 수리비로 제법 큰돈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나에게는 소중한 차이고 조금은 더 탈 작정이라 조심해서 운전하고 좋은 카센터 찾아서 자주 점검 받고 관리할 예정이다. 우리에게 퇴행성 질환도 이와 마찬가지 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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