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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열 질환, 입추 코앞인데…‘찜통 더위’ 지속, 야외활동 자제하고 수분 보충을
언론사 경상일보 작성일 2022-08-03 조회 46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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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열 질환, 입추 코앞인데…‘찜통 더위’ 지속, 야외활동 자제하고 수분 보충을

 
▲ 김보미 동강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온열질환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더운 날씨에 체온조절 중추에 문제 생기는 질환
|두통·어지러움·경련 증상…심하면 생명도 위험
|열탈진·열사병 시원한 곳에서 얼음찜질 등 필요
|규칙적인 수분 보충과 밝고 헐거운 옷 착용해야


  지구 온난화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평균기온이 오르며 폭염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무더위를 한풀 꺾어 놓을 것 같던 태풍이 지나가고 본격적인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런 날씨에는 소위 ‘더위 먹었다’고 표현하는 온열 질환자가 늘어난다. 더위 먹은 정도라면 1~2주 쉬면서 잘 먹고 치료하면 되지만, 폭염 기간에는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는 온열 질환에 노출되면 건강에 상당한 위협이 된다.

  폭염 기간 동안 유의해야 하는 온열 질환에 대해 김보미 동강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온열 질환 방치하면 목숨 잃을 수도

  온열 질환은 더운 날씨 때문에 몸의 체온 조절 중추(체온 조절 신경계)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으로 주로 여름이나 뜨거운 환경에 노출되면서 나타난다. 면역력이 약하고 고령자, 더운 환경에 많이 노출된 사람일수록 발생 확률도 높다.

  대표적으로 열사병(heat stroke)과 열탈진(heat exhaustion)이 있다.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고, 방치 시에는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경증의 온열 질환인 열탈진은 심부 체온(core temperature)이 정상 범위라는 점에서 열사병과 구분이 된다. 열탈진은 온열 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이다.

  땀 손실에 비해 비교적 더 적은 양의 수분 섭취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심한 탈수와 땀을 흘리는 발한을 동반한다.

  열탈진 환자는 대부분 땀을 심하게 흘리고 피부가 차고 축축하다. 피로함, 무기력함, 구역, 구토 등의 증상도 보인다. 탈수로 인해 혈액 용적이 감소함으로써 저혈압, 빈맥(잦은 맥박)이 동반되고, 기립성 실신이 나타날 수 있다.

  열탈진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중증 온열 질환인 열사병으로 진행할 수 있다. 열탈진이 있는 환자는 에어컨이 있는 곳이나 그늘지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시켜 눕히고, 다리를 높이는 것이 좋다.

  의식이 뚜렷하고 혈압, 맥박이 안정적으로 돌아오면 서늘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부족한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해 주면 안정된다. 하지만 의식 변화와 함께 고열이 있다면 일단 열사병에 따라 치료해야 한다.


◇열사병, 심부 체온부터 내려야

  열사병은 체온 조절 중추가 열 자극을 견디지 못해 그 기능을 상실한 질환이다. 심부 체온이 높아지고 중추신경계 이상 소견이 동시에 나타나 즉각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응급 질환이다. 수일 동안 고온과 습도가 높은 환경에 노출돼 발생할 수 있고, 노인, 알코올 중독자, 냉방이 되지 않는 주거환경에 거주할 때는 위험도가 증가한다.

  열사병 환자의 심부 체온은 40℃ 이상 상승한다. 열탈진과 달리 발한이 없고, 피부는 뜨겁고 건조하다. 중추신경계의 이상으로 의식 변화가 나타나게 되고 발작, 기이한 행동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그 외에도 과호흡과 구역, 구토 등의 증상, 빈맥, 저혈압, 신장 기능과 간 기능 부전까지 일어나기도 한다.

  김보미 동강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열사병의 가장 중요한 치료는 무엇보다 발견 즉시 얼음찜질 등으로 심부 체온을 낮춰주는 것”이라며 “현장에서 환자를 서늘한 곳으로 이동시키고, 옷을 벗긴 다음 냉각 조처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전문의는 “심부 체온이 높고, 의식이 없는 경우라면 냉수에 담그는 방법이 가장 확실한 치료 방법이지만, 냉수에 담그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면 몸에 물을 뿌리면서 부채나 선풍기를 사용해서 물을 증발시키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며 “얼음 팩을 머리와 몸통, 사지, 목, 겨드랑이에 접촉하며 자주 교체하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다만 무엇보다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생기면 119에 즉각적인 신고를 하고, 병원까지 이동하는 동안에도 몸의 심부 체온을 낮춰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온열 질환 예방, 수분 보충 가장 중요

  온열 질환 예방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분 보충이다. 기온이 높아지면 최대한 야외 활동을 피하고 자주 휴식을 취하며 적절한 수분과 전해질 보충이 필요하다.

  순수한 물보다 포도당이나 전해질이 포함된 액체가 훨씬 효과가 뛰어나므로 수분 보충은 약간 짠 음식과 함께하거나 스포츠음료를 마시는 것이 좋다.

  또 바람이 잘 통하고 가볍고 헐거운 옷, 흰색이나 밝은색 옷을 입고 수시로 땀을 닦아주면 온열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김 전문의는 “야외 근로자의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시원하고 깨끗한 물을 제공하고 규칙적으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일하는 장소에서 가까운 곳에 그늘이 있는 휴계 공간을 마련해 폭염특보 발령 시 1시간 주기로 10분 이상 규칙적인 휴식을 취하는 것도 필요하다. 가능한 근무 시간을 조정해 오후 2~5시에는 옥외작업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선조들이 초·중·말복 등 무더위가 찾아올 때 보양음식을 먹은 것처럼 땀이 많이 나고 기력 소모가 큰 여름철에는 꼭 온열 질환 예방이 아니더라도 보양식이나 영양가 높은 식사를 통해 기력 충전은 물론이고 면역력을 보강해야 한다.

 
 
<2022년 8월 3일 수요일 경상일보 전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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