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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강경 담낭제거술, 수술기구 발달로 치료효율↑·수술시간↓”
언론사 경향신문 작성일 2022-07-15 조회 46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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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강경 담낭제거술, 수술기구 발달로 치료효율↑·수술시간↓”
[인터뷰] 김강성 동강병원 병원장

김강성 동강병원장은 “담석은 크기가 크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해야 하는 것이 아니고 작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며
“다행히 최근에는 하모닉 스칼펠(Harmonic Scalpel) 같은 수술기구의 발전으로 환자에게 큰 부담 없이 수술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수술’은 누구에게나 두려운 존재다. 그것이 아무리 간단한 수술일지라도 말이다. 이런 까닭에 종종 수술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수술은 병의 근본 원인을 없애는 치료법 중 하나다. 즉 수술이 가능하다는 것은 완치를 꾀할 수 있는 일종의 ‘청신호’인 셈.

  이번에 다룰 ‘담석증’ 역시 마찬가지다. 담석증은 담낭(쓸개) 안에 결석, 일종의 돌이 발생한 상태를 말한다. 담석증은 심한 복통이나 소화불량 등을 일으키며 심한 경우 담낭염으로 열과 오한이 동반된 복통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증상이 없는 담석은 진행성질환이 동반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증상이 나타날 때 치료하는 것이 원칙이다. 증상이 있는 담석은 통증 재발 확률과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기 때문.

  “담석 크기가 5.2cm이거나 개수가 100개가 넘는 환자도 있었습니다. 크기는 환자마다 매우 다양합니다.”

그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김강성 동강병원 병원장은 담석증수술로 전국 최대 9000례라는 기록을 세운 만큼 근거 있는 자부심이었다. 이 수치는 연간 600~700명의 담석증수술을 진행한다는 뜻이다. 김강성 동강병원 병원장(외과)과 담석증수술의 최신 트렌드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 담석증환자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20년 전과 다르게 최근 국내에서 담석증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담석증환자는 2021년 24만179명으로 2010년 10만9669명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했다. 그 첫 번째 이유로 식습관 변화가 손꼽힌다. 인스턴트와 육류섭취 증가로 담석증 발병률이 증가한 것이다. 또 지나친 다이어트 역시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하루 동안 간에서 만들어지는 담즙량은 1000cc정도며 이 중 30~50cc가 쓸개에 저장된다. 이때 식이섭취 시 담낭이 수축해 담즙이 밑으로 내려간다. 문제는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 쓸개가 수축하지 않아 담즙이 그대로 굳어 담석증이 되는 것이다.

이밖에도 피임약이나 약물복용, 과음으로 인한 간경화가 원인이 돼 담석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유전적 요인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인과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통계학적 근거가 존재하는 만큼 조심해야 한다. 만일 집안에 한 명의 담석증환자가 있다면 여러 환자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 담석증을 특히 조심해야 하는 사람은.

  담석 발생률이 높은 사람들이 있다. 줄여서 F4라고 한다. F4는 ▲Female ▲Fat ▲Forty ▲Fertile 등을 뜻한다. 담석증은 남성보다 여성(Female)에서, 살이 찐 사람들(Fat)에게 더 빈번하게 발생한다. 또 40대(Forty)의 연령대와 가임기여성(Fertile)에게 높은 확률로 발생한다. 즉 가임기의 비만한 40대 여성이면 담석증 발병률은 올라간다.

하지만 담석증은 여성에게만 발병하지 않는다. 담석증환자 중에서 증상이 있는 사람은 10%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급성담낭염’이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급성담낭염은 남성에게 훨씬 잘 발생한다. 원인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 담석증의 치료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담석증은 수축 기능 이상이 원인이다. 따라서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담낭(쓸개) 자체를 떼어내야 한다. 이때 많은 이가 쓸개를 제거하면 소화능력이 떨어질 것이라 걱정한다. 하지만 쓸개의 기능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저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거한다고 소화능력이 떨어지거나 약을 평생 복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모든 담석증환자들이 수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수술을 꼭 해야 하는 케이스가 몇 가지 있다. 첫 번째로 급성염증을 보유한 사람이다. 맹장도 오래 두면 터지듯 담낭염도 방치하면 터져 복막염을 유발할 수 있다. 만일 염증이 심해지면 패혈증 위험이 있기 떄문에 급성염증은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한다. 두 번째로 3cm 이상의 담석이 있는 경우다. 이때는 담낭암과의 밀접한 관계로 인해 급성염증이 없더라도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한다. 정리하면 ▲급성염증이거나 ▲담석의 크기가 3cm 이상 ▲담낭암의 전 단계인 용종과 담석이 공존할 때 수술을 해야 한다. 이밖에도 과거 장티푸스를 앓았다면 수술이 필요하다.


 
- 담석증과 담낭암은 밀접한 관계가 있는지.

  중요한 질문이다. 담석증과 담낭암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담낭암환자들의 70%가 담석이 있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실제로 수술 시 돌이 있던 곳 주위 조직이 많이 변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때 담낭암의 위험도는 돌의 크기보다 유병기간으로 결정하는데 대개 담석증을 10년 갖고 있으면 담낭암 발생률이 10배가 넘고 20년을 갖고 있으면 20배가 높다.


 
- 담낭절제술은 개복수술에서 복강경으로 발전했다.

  과거 담낭절제술은 개복이 원칙이었다. 문제는 20cm 이상 배를 절개해야 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환자가 회복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반면 최근에는 복강경으로 진행한다. 복강경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배라는 공간에 카메라를 넣어 진행하는 수술이기 때문에 흉터가 적게 남는다. 하지만 복강경수술을 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여러 조건이 있다.

복강경으로 담낭절제술을 진행하면 환자 회복시간을 제외하고 실제 수술에 필요한 시간은 짧으면 10분이 채 되지 않는다. 이렇듯 복강경은 수술시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환자 입장에서는 통증이 적고 미용상의 장점과 퇴원기간도 빠르기 때문에 일상으로 빨리 복귀할 수 있다.


 
- 복강경은 수술기구가 매우 중요하다.

  우선 의사의 눈을 대신할 수 있는 카메라와 손을 대신할 수 있는 수술기구가 필수다. 또 수술하기 위해서는 혈관, 담관의 지혈을 위한 기구가 필요하다. 즉 수술장비 중 초음파 절삭기가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

  사람의 혈액에는 헤모글로빈이라는 성분이 있다. 헤모글로빈의 ‘hemo’는 피, ‘globin’은 단백질을 뜻한다. 피는 단백질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데 이 단백질은 열에 약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따라서 수술 시 출혈을 막기 위해서는 열을 가해줘야 한다.

  대표적인 초음파 절삭기로는 ‘하모닉 스칼펠(Harmonic Scalpel)’이 있다. 하모닉 스칼펠은 초음파 영역의 마찰 에너지를 투사해 조직을 절삭하고 지혈까지 해준다. 복강경수술 시에는 대개 직경 3mm에서 5mm 정도, 크게는 12mm까지 구멍을 뚫는데 해당 구멍으로 기구를 삽입해 수술해야 한다. 개복 수술은 출혈이 발생하면 손으로 직접 혈관을 결찰하고 누를 수 있다. 하지만 복강경수술에서는 좁은 공간을 통해 수술기구를 이용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지혈이 어렵다. 따라서 복강경수술은 절삭과 지혈이 동시에 가능한 기구가 있다면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기구의 모양과 성능이 굉장히 많이 발전한 하모닉 스칼펠이 복강경수술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 하모닉 스칼펠은 복강경수술에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단점 역시 존재할 것 같다.

  하모닉 스칼펠은 끝부분이 곡선형이라 수술 중 절삭이 필요할 때 많은 도움이 된다. 특히 하모닉 스칼펠은 다른 장비에 비해 정상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 하지만 단점 역시 존재한다. 이것은 모든 초음파 절삭기의 문제다. 긴 관을 통해 수술하기 때문에 조직의 딱딱한 정도를 느낄 수 없다. 향후 조직을 만지면 딱딱한 정도가 디지털 숫자로 표시 되면 좋겠다. 또 초기 대비 많이 개선됐지만 지혈 시 발생되는 열로 인해 근접해 있는 정상조직까지 영향이 간다. 이 부분이 최소화되길 바란다.


 
- 담낭절제술에 관한 오해가 많다.

  담낭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의 일부를 저장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담즙을 만드는 데는 거의 문제가 없다. 하지만 수술을 해야 할 정도의 환자들은 담낭 기능이 거의 상실돼 있다. 즉 보상 역할로 담도가 정상보다 늘어나 이미 담낭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따라서 담낭을 제거했다고 소화능력이 떨어지거나 체내에 급격한 변화가 발생하진 않는다. 단 담도, 췌장 등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최소 2년에 한 번 정도는 검진하는 것이 좋다.

  이때 담석을 제거하면 담도암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담도와 담낭은 다르기 떄문에 담낭을 절개했다고 해서 담도암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단 담도에도 돌이 있는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담도의 돌은 쓸개가 아니라 담도에서 돌이 생겼을 때의 1차 결석과 쓸개에 돌이 생겨서 담도로 넘어가는 2차 결석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이 중 1차 결석은 재발 가능성이 높다.


 
- 담석증수술을 앞둔 환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담석은 크기가 크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해야 하는 것이 아니고 작다고 해서 안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예방이 유일한 답이다. 담석증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예방을 위해서는 인스턴트 식품을 자제하고 제때 식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현혹되지 말고 전문가와 정확한 상담을 할 것을 당부한다. 유착이 심하면 수술이 잘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수술 전 쓸개에 호스를 꽂아 경피적 담낭 배액술을 시행하는 방법, 항생제를 사용해 복강경수술을 하는 방법, 암과 담석증의 관계를 이용해 암이 잘 발생하는 사람을 찾아내는 방법 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2022년 7월 15일 경향신문 이원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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