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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증]전정계내 이석 떨어져나와 어지럼증 유발
언론사 경상일보 작성일 2021-12-03 조회 48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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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증]전정계내 이석 떨어져나와 어지럼증 유발
 
▲ 김성률 동강병원 신경과 전문의가 어지럼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누구나 한 번쯤은 갑자기 어지럼증을 느낄 때가 있다. 또 장시간 한 자세로 있다 움직일 경우나 갑자기 머리를 움직일 경우 핑도는 느낌이 들며 어지러운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어지럼증은 매년 전체 인구의 15% 정도가 경험할 정도다. 심한 어지럼증으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응급실 전체 진료 건수의 3.3% 정도를 차지한다. 가볍게 넘길 수도 있지만, 혹시 뇌에 심각한 질병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되기도 한다. 다행히도 어지럼증의 70~80%는 이석증(耳石症)이 원인으로 병원을 찾게 된다. 이런 이석증이 무엇인지 김성률 동강병원 신경과 전문의의 도움으로 알아본다.


◇40대 이후 이석증 많아

  우리 몸의 구조는 좌우 대칭으로 있어 항상 좌우 균형을 유지하려 한다. 여기에는 전정계와 시각, 체성감각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상호보완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전정계다. 여기에 이상이 생기면 양쪽 균형이 깨지고 어지럼증, 구토, 비틀거림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의학적 명칭으로 ‘양성 발작성 체위성 어지럼증(BPPV)’이라 부르는 이석증은 귀 안에 전정기관에 문제가 생기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여기서 양성이란 심각한 귓병이나 뇌 질환이 없는데도 어지럼이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발작성은 갑자기 증상이 발생했다가 저절로 좋아지는 일이 반복되는 것을 말하고, 체위성은 증상이 체위(자세)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이에 있는 전정기관은 우리 몸의 평형기능을 담당하는데 전정기관 안에 있는 미세한 돌인 이석이 어떠한 원인에 의해 떨어져 나와 세반고리관을 자극하면 극심한 어지럼증, 오심, 구토, 균형장애를 겪게 된다. 이석이 원래 위치에서 떨어져 나오는 이유는 확실히 알려지지 않았다. 종종 외부 충격, 골밀도 감소, 바이러스 감염, 약물의 부작용, 퇴행성 변화 등으로 인해 이석증이 유발되기도 하는데 모든 나이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여성이 2배 이상 많고, 40~50대 이후에 더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추성 어지럼증 뇌 질환 주의

  이석증을 포함한 어지럼증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회전성인지 비회전성인지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회전성 어지럼’은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아찔아찔하고 붕 떠 있는 느낌이 들며 심하면 실신까지 한다. 게다가 손발이 저리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긴장성 두통을 동반한다. 이는 전정계 이상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 과호흡, 부정맥 등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회전성 어지럼증’은 주위가 ‘빙글빙글’ 돌고 비틀거리며 구토가 있고, 머리를 움직일 때 증상이 악화한다. 특히 회전성 어지럼은 ‘말초성’인지 ‘중추성’인지를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성률 동강병원 신경과 전문의는 “중추성은 쉽게 말해 머리속, 즉 뇌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어지럼증이다. 뇌경색, 뇌출혈, 뇌종양, 뇌혈관 협착 등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중추성 어지럼증이 의심되면 최대한 빨리 검사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말초성 어지럼증은 각각의 신체 부위에서 생기는 문제로 이석증이 대표적 증상이다. 보통 30초 이내에 끝나지만, 하루 종일 느낄 수도 있다.


◇이석증 적절한 시기에 치료 중요

  이석증은 일반적으로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아도 수 주 이내에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후유증이 남는 경우도 거의 없다. 다만 빨리 진단받고 치료가 성공하면 어지럼 증상이 즉시 좋아지므로, 적절한 시기에 진찰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석증의 치료법으로 이석 치환술 또는 반고리관결석정복술이 대표적인데 고개의 위치를 바꿔가며 세반고리관에 들어간 이석을 원래의 위치(전정 기관)로 이동시키는 치료법이다. 증상을 일으키는 반고리관의 위치에 따라 이석 치환술의 방법이 달라지므로 스스로 치료하기보다는 경험이 있는 의료진에게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또 다른 심각한 질병으로 인해 어지럼이 발생할 수 있어 어지럼이 심하게 계속된다면 진찰을 받는 것도 좋다.

  일반적으로 약국이나 병원에서 처방하는 멀미 치료약은 이석증 치료에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아니지만, 경우에 따라 증상이 심하면 증상 경감을 위해 보조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 도수·운동 치료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증명됐다.

  김 전문의는 “치료 후에도 돌조각이 다시 빠질 수 있는 말초성 어지럼증은 재발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이석증의 어지럼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높은 베개를 사용하고 귀가 편한 쪽으로 누워 수면을 취하면 좋다. 머리를 급하게 젖히는 행동을 삼가는 것도 어지럼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문의는 “무엇보다 이석증은 잘 재발한다는 특징이 있어 이석증을 겪었던 사람들은 머리에 충격이 가해지는 일은 삼가는 것이 좋다. 특히 노인들은 평형기능의 문제로 인해 부상의 위험성도 있기 때문에 증상 발생 시 바로 병원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좋다”며 “이석증 치료 이후에 다시 생긴 어지러움이 반드시 이석증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음으로 어지럼증의 다른 원인을 항상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2021년 12월 3일 금요일 경상일보 건강과의료면 전상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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