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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 기관지 자극하는 환경요소부터 찾아야
언론사 경상일보 작성일 2021-06-09 조회 48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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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 기관지 자극하는 환경요소부터 찾아야


▲ 류영하 동강병원 호흡기센터장이 만성기침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기관지·폐 보호하기 위한
|우리 몸의 초기 방어기전
|급성·아급성·만성으로 분류
|충분한 수분 섭취·휴식
|공청기·가습기 사용하면
|치료 없이도 호전 가능
|두달동안 지속되면 만성돼
|심리적 부담 해소시켜줘야
|에어컨 바람 약하게 하고
|실내 마스크 착용하면 좋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기침에 민감한 시기다. 주변에 기침 소리만 들려도 돌아보고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말해 기침을 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다. 인류가 존재한 이후 기침은 인류의 역사와 같은 자리에 서 있었다. 우리 몸의 방어기전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기침은 왜 발생하는 것이고, 하루 몇 차례 기침하는 것이 정상 범위인지, 몸의 어떤 이상 증상으로 기침을 하게 되는지에 대해 류영하 동강병원 호흡기센터장과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기침이란

 기침은 외부자극을 감각기관을 통해 느끼고 기관지와 폐를 보호하기 위해 반사작용을 하는 것이다. 즉 우리 몸의 가장 초기 방어기전이다. 기침이 없다면 주방 가스, 도로 매연, 미세먼지, 곰팡이, 세균, 바이러스 침입으로부터 안전하게 숨 쉬고 편하게 생활할 수 없다. 나아가 작은 자극에도 기관지와 폐가 쉽게 손상될 수 있다.

 심한 기침은 사회생활까지 지장을 받을 수 있지만, 이런 기침을 통해 호흡기 질환 발생을 사전에 발견해 몸의 이상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류영하 동강병원 호흡기센터장은 “비정상적으로 느낄 정도로 힘들고 오랜 기간 기침이 지속하면 큰 병이 있을까 무섭고 두려울 때도 있다. 감염성 호흡기 질환의 경우 단기간에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며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면 기침이라는 방어기전이 없었다면 인류 생존이 불가능했을 정도라 표현될 중요한 신체작용 중 하나다”고 말했다.


◇다양한 기침의 종류

 기침은 크게 급성(1~3주), 아급성(4~8주), 만성(8주 이상) 기침으로 분류한다. 급성과 아급성 기침의 발생 원인은 급성 감염성 질환이 대부분이다. 원인이 명확한 경우가 많고, 치료하지 않아도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도 많다. 또 외부자극, 감염성 질환에 의한 경우가 많아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방어기전인 경우가 많다. 문제는 지속하는 급성과 아급성 기침이다. 이 경우에는 피로하지 않게 충분한 수분 섭취하고 휴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류 호흡기센터장은 “우선 기침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한 교정이 필요하다. 다만 우리 몸이 아닌 생활환경 개선이 필요한 경우가 대다수로 알레르기 물질 노출 빈도를 낮추기 위해 공기청정기와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며 “식사와 연관이 있는 기침이라면 역류성 식도염을 의심하고 원인이 되는 음식을 피하면 기침 증상이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류 호흡기센터장은 “음식 조절 후에도 증상 개선이 없으면 소화기내과 진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만성기침 진단에 심리진단까지

 기침은 2~3일만 지속하여도 상당히 괴롭다. 밤새 기침하느라 잠도 못 자고 가슴도 아프고 숨도 차고 피곤해진다. 이런 기침이 두 달 이상 지속한다고 상상만 해도, 삶의 질이 떨어지고 신체와 정신 모두 피곤해질 수 있다. 괴로운 증상을 유발하는 만성 기침 대부분은 상기도 기침 증후군, 알레르기 천식, 비천식성 호산구성 기관지염, 만성기관지염, 기관지 확장증, 역류성 식도염 같은 질환들이 많은 빈도를 차지한다.

 기침이 두 달 이상 지속하는 만성기침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레스터 코프 설문지 즉 LCQ(Leicester Cough Questionnaire)에 환자가 자신의 증상을 작성하게 한다. 설문에는 ‘수면에 방해된다’ ‘타인이 내 기침을 걱정할 것 같다’ ‘심각한 병에 걸릴까 걱정된다’ ‘피곤하다’ ‘가족 및 친구들에게 피해 주는 거 같다’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하루 기침 빈도를 묻는 말보다 심리적인 부담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룬다. 기침을 오래 한 경우 큰 병이 생길 것 같고, 사회생활이 힘든 부담감에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에어컨 가동 땐 환기 철저히

 통증은 겪고 싶지 않아도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다. 기침 역시 기관지와 폐를 보호하기 위한 신체 작용이다. 내 몸에 위험신호를 알려주는 기침이 있을 때 당황하거나 무서워하지 말고, 어떤 환경이 내 기관지를 자극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기침이 자연스럽게 내 몸에서 저절로 발생하지 않는다. 원인이 없는 기침은 거의 없다. 기침을 만드는 원인을 정확히 확인하고 환경을 개선하면 분명 병원에 들리지 않고도 기침에서 안전히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때 이른 무더위로 냉방기 사용이 시작되면서 기침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차고 건조한 바람, 에어컨에서 뿜어져 나오는 곰팡이와 세균, 먼지로부터 해방되고 싶으면 자주 환기를 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다. 또 에어컨 바람을 약하게 하고 조금 귀찮더라도 실내 마스크 착용을 잊지 않으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류 호흡기센터장은 “낮 기온이 올라가면서 일교차가 커지고 있다. 기침을 단순 목감기로 생각하기 쉽지만 발생하는 원인은 다양하다”며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선 병원 방문을 통해 검사와 적절한 치료를 받아 만성 질환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2021년 6월 9일 경상일보 건강과의료면 전상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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