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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가을철 알레르기비염 예방
언론사 울산매일 작성일 2020-09-29 조회 49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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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가을철 알레르기비염 예방

누구나 흔하게 앓는 질환 알레르기성 비염, 원인물질도 다양
 환경-약물-면역 치료요법 있지만 두가지 이상 병행해야 효과 커
 장기 치료인만큼 규칙적 약물 사용과 함께 악화요인 피해야

 
▲ 동천동강병원 소아청소년과 박선형 전문의. 동강병원 제공.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진료받은 만 5세에서 만 14세 사이의 환자가 무려 142만명이나 된다고 한다. 일반인들도 알레르기성 비염이라는 질환은 매우 흔하게 접하고, 주변에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을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당사자들이 괴로워하는 알레르기성 비염에 대해 알아보자.


  알레르기성 비염은 코 점막이 특정 물질에 대해 과민반응을 나타내는 것이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 즉 항원이 코 점막에 노출되면 자극부위로 비반세포나 호산구 등 lgE 항체를 매개로 하는 염증세포가 몰려들어 염증반응이 발생하게 된다. 환자에 따라 특정 계절에만 나타나기도 하고, 일년 내내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는데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은 식물의 꽃가루나 온도변화에 민감한 경우가 많고, 계절과 무관히 통년성으로 발생하는 비염은 집먼지 진드기에 알레르기를 가진 경우가 많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부모 중 어느 한 쪽이 알레르기가 있을 때 자녀가 알레르기 질환에 걸릴 가능성은 약 50% 정도, 부모 모두가 알레르기가 있다면 약 75%정도로 증가하는 등 가족력이 하나의 원인이 된다. 알레르기 물질 역시 대표적인 원인이다.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동물의 털 등이 대표적이지만, 음식이나 첨가제, 약물에 의해서도 알레르기성 비염이 유발될 수 있다. 소아가 아토피 성향을 가지고 있을 때 장기간 원인물질에 노출된 다음에 증상이 발현되기 때문에 항원에 대한 노출을 피하는 것은 어린 시기에 매우 중요하다. 과도하게 깨끗한 환경이나 형제가 적은 가정 등도 유병률을 증가시킨다. 농촌지역에는 항원으로 작용할 수 있는 동물이나 식물이 많이 있음에도, 농촌 주민의 알레르기 질환 유병률이 대도시의 유병률보다 낮은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알레르기성 비염이 발생하게 되면 발작적인 재채기를 연속으로 하며, 맑은 콧물이 흐르고, 눈과 코가 가려우면서 코가 막히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재채기와 콧물이 흐르는 증상은 아침에 심했다가 오후가 되면서 감소하며, 코막힘 증상을 계속 보이게 된다. 가려움증의 경우 코뿐만 아니라 눈이나 목, 귀에도 발생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코막힘 증상은 가장 흔한 증상으로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만성적인데다가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심해지면 중이염, 부비동염, 인후두염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임상증상이므로 병력을 잘 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의 연령, 직업, 증상의 정도, 환경, 노출여부, 가족력 등을 자세히 확인한다. 가족력과 함께 증상이 나타난 경우, 계절적인 변화, 시간을 두고 반복된 증상, 생활환경 변화 등과 관련해 증상이 있다면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할 수 있다. 환자에 따라 특이 lgE 확인을 위한 알레르기 검사를 추가적으로 시행하기도 하는데, 피부반응 실험은 가장 간단하면서도 일차적인 검사이다. 다만,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모든 알레르겐이 원인이라 해석할 수는 없는데, 증상이 전혀 없음에도 검사에서는 양성인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진과 증상, 검사결과를 종합해 판단하게 된다.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는 원인물질을 피하는 환경요법과 약물요법, 그리고 면역요법이 있다. 환경요법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지만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기 때문에 적절한 약물치료로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검사에서 원인물질을 찾게 되면 해당 물질을 최대한 회피하면서, 비강분사 스테로이드나 항히스타민제 등의 약제를 같이 사용해 효과를 높인다. 면역요법의 경우 원인 알레르겐을 환자에게 소량부터 차츰 농도를 높여 투여해 증상을 경감 또는 없애는 방법이다. 원인이 확실한데 환경관리만으로는 치료가 어렵고 약물치료로 조절이 충분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만 사용하는데, 특정 알레르겐에만 효과가 있다. 통상 1년 이상 지속해야 효과가 나타나고 보통 3~5년을 지속하지만, 그 이상 치료해야 할 때도 있다.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목표는 증상을 없애거나, 있더라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원인물질과 악화요인을 최대한 피하고, 의사에게 처방받은 약물을 규칙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어린이들의 경우 원인물질과 악화요인을 효과적으로 회피하지 못하기 때문에 학교나 어린이집에서 조사하는 표에 알레르기 물질을 정확히 알려주는 것과 처방받은 약을 제때 복용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집먼지 진드기의 경우 지퍼가 달린 커버를 사용하고 커버를 삶는 등의 조치를 한다. 특수필터가 장착된 청소기를 이용한 청소도 도움이 된다. 동물이 항원이라면 동물과 가까이 하지 않도록 지도해야 한다.

[2020. 09. 29(화) 오피니언 이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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