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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기]코로나 위기 속 애타는 응급환자
언론사 경상일보 작성일 2020-05-15 조회 5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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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기]코로나 위기 속 애타는 응급환자

 


▲ 김원기 동강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코로나로 전 세계가 경직됐다. 코로나는 폐렴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치사율은 다른 폐렴 바이러스에 비해서 낮지만 높은 감염력을 가진다. 높은 감염력으로 짧은 시간에 다수의 환자가 발생할 수 있고 이를 치료할 수 있는 의료자원은 부족하기 때문에 세계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각국의 방역체계는 코로나로 인한 쓰나미에 의료체계가 붕괴되는 것을 막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현재 코로나로 인한 직접적인 사망자도 엄청나지만, 의료자원의 과부하로 인해 평소라면 치료가 가능했던 다른 급성기질환에 의한 사망자도 크게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는 파악도 안되고 감추어져 있다.

  뇌졸중의 경우 치료의 골든 타임에 따라 환자의 예후가 크게 달라지는 질환인데 하필 고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동반되거나 가까운 응급실이 폐쇄돼 있거나, 응급실에 코로나 의심환자로 인해 의료자원이 분산되어 있는 상황이라면 적절한 치료가 어려워 진다. 코로나 환자 혹은 코로나 의심환자로 인해서 다른 급성기 환자가 사망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병원을 방문하기 꺼려지는 사회분위기 속에서 증상이 경미한 경우 참고 있다가 병이 커져서야 방문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것도 문제가 된다.


  심뇌혈관질환과 같은 응급질환의 적절한 치료를 위해서는 병원뿐만 아니라 개인과 사회의 유기적인 노력과 관심이 중요하다. 개인은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이 무슨 병이고 어떤 증상이 있을 수 있으며 치료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어야 질환이 발생했을 때 서둘러 병원으로 올 수 있다.
 
  사회도 급성기 질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절히 보건교육을 시행해야 하며, 규모에 맞는 충분한 응급 이송체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단일 장기 질환으로 사망률이 1·2위인 심근경색, 뇌졸중은 개인위생과 관련 없이 꾸준한 발병을 보이기 때문에 지금의 코로나 사태로 인한 의료 과부하, 개인과 사회의 ‘거리두기’ 속에서는 더욱 더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되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그때까지 개인간의 물리적인 거리는 유지하되 서로간의 관심이 멀어져서는 안된다.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의 감소도 중요하지만 코로나 사태 중 다른 급성기 질환으로 인한 피해도 관심을 가지고 관리해야 한다.

[2020. 05. 15(금) 경상일보 문화면 청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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